개성 따라 다른 '재능' 언제 빛날까?

최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16/03/31 [11:10]

개성 따라 다른 '재능' 언제 빛날까?

최현정 기자 | 입력 : 2016/03/31 [11:10]

제나라 맹상군은 사람마다 가진 재능을 알아보고 귀하게 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찾아오는 식객들을 누구라도 환대했고 각 사람마다 가진 재능에 주목하고 잘 파악해 두었다가 위기의 순간에 그들로부터 결정적인 큰 도움을 얻곤 했다. 
 

한번은 진나라의 소양왕의 부름을 받게 됐는데, 중신들과 왕의 계략에 휘말려 자칫 목숨까지 위태한 상황을 맞게 됐다. 이때 맹상군과 그의 일행은 머리와 지체가 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먼저 왕께 영향력있는 주청을 넣어줄 최측근(왕의 애첩)을 알아낸 다음 맹상군과 접촉할 수 있게 다리를 놓았고, 측근이 호백구(여우겨드랑이 털로 만든 진귀한 옷)을 요구하자 그날 밤 개흉내를 내는 자가 궁궐에 잠입해 왕의 창고에 있던 옷을 훔쳐냈다.

 

결국 간신히 왕의 허락을 얻어 도망치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마지막 국경관문에서 그만 발이 묶이게 된다. 이때 일행중 하나가 닭울음 소리를 내자 동네 닭들이 일제히 울어댔다.

 

새벽이 온 줄로 착각한 병졸들은 관문을 열었고 이 틈을 타 일행은 무사히 제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뒤늦게  맹상군을 풀어 준 것을 후회한 왕이 추격병을 급파했으나 일행이 빠져나간 후였다.    


맹상군과 일행의 목숨을 구한 것은 평소 차별을 두지 않고 사람을 기용해 쓸 줄 알았던 맹상군의 안목과 천한 재주라고 무시당했던 두 사람의 재능덕분이었다.

 

맹상군이 전에 닭울음 소리나 낼 줄 알고 개흉내로 도적질하던 자를 식객으로 받아들였을 때 다른 식객들은 그들과 한 상에서 밥을 먹고 같은 자리에 앉는 것조차 큰 수치로 여겼다. 그러나 이 일이 있은 후 아무도 두 사람의 재능이 하찮다고 비웃지 못했다.     


사람은 저마다 재능을 가지고 있다. 비록 하찮아 보이는 재능이라도 적재적소에 요긴하게 활용됐을 때 놀라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재능 자체도 중요하지만 재능이 누구를 만나 어떻게 활용되느냐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흔히 말하기를, 사람들은 많이 넘쳐나는데 인재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인재 속에 감추인 보화를 알아볼 안목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고 써주길 기다리다가 지쳐서,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찾기와 꿈을 포기하고 이 불확실한 시대가 요구하는 규격화된 스펙쌓기에 열중하는 현실은 그래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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