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힘'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최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16/04/13 [14:22]

'생각의 힘'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최현정 기자 | 입력 : 2016/04/13 [14:22]

유명 개그맨이 최근 구설수에 올랐다. 이혼 가정에 대한 조롱, 아동 성추행을 개그적 상황으로 연출했으나 결코 웃을 수 없는 민감한 소재인데다 잘못된 방식으로 희화하다보니 여론의 거센 비난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그런데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그가 택한 해명은 “나는 대본대로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자신이 주도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 시켜서 했으니 성토를 당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듯한, 책임 회피의 태도로 비칠 수 있다.

 

그렇다면 ‘시키는 대로 하는 행위’는 어느 상황에서든 정당함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생존자였던 작가 프리모 레비는 이런 말을 했다. “괴물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진정으로 위험한 존재가 되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의문을 품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믿고 행동하는 기계적인 인간들 말이다”

 

그는 ‘생각없이 행동하는 사람’ 즉 분별과 성찰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는 인간이 사회악을 일으킨 괴물보다 더 위험한 존재라고 보았다.

 

그의 말처럼, 선악을 분별하지 못한 채 ”나는 단지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면책의 최면을 걸고 괴물에게 힘을 더해준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많았다.

 

마르크스에 의해 탄생된 공산주의는 그 추종자들에 힘입어 70년간 1억명 대량학살이라는 잔혹한 만행을 저질렀다.  IS 또한 이슬람의 전사가 되겠다며 자원하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어 예전의 괴물들이 과거에 행했던 전철을 밟고 있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인간답게 살며 평화를 갈망하는 요구가 없었던 때는 없었다. 다만, 평화를 이루려는 목적을 방해하는 ‘사유하지 않는 인간의 행위’가 항상 문제가 됐다.

 

근본적으로 평화로운 세상은 옳은 것과 그른 것,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에 대해 분별할 줄 아는 ‘생각의 힘을 가진 인간’이 충분히 많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래야만 괴물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게 되고 설령 괴물이 나왔다해도 생각하는 인간의 개념있는 행위로 이를 단호히 물리칠 수 있다.


인류의 구원자로 리더십의 표본이 된 예수는 기존 종교인들과 유대인들의 끊임없는 협박과 살해위협에도 굴함이 없이 그들이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기계적으로 수용했던 안식일의 율법 대신 생명을 살리는 쪽을 택함으로 인간 위에 군림하며 억압하는 부당한 수단으로 변질된 법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본을 보였다.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 때 마지막 출항선 '메러디스 빅토리아 호’의 선장이었던 ‘레너드 라루’ (당시 만35세)는 위에서 내려온 명령을 지시대로 이행해 개인의 책임을 면하기보다 많은 인명을 구하는 쪽을 택했다.

 

그는 전쟁필수품인 무기와 물자를 버리게 하고 무려 정원의 230배를 초과하는 1만4000명의 피란민을 승선시켜 이들을 기적적으로 거제도 장승포항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게 했다. 후일 그는 " 하나님의 손길이 나의 작은 배의 조타기를 잡아 주셨다"라고 고백했다.


이순신은 선조의 부산포 진격 명령을 받았으나 자신의 목숨을 걸고 거부하며 따르지 않았다. 결코 승산이 없는 무모한 싸움일 뿐 아니라 아까운 군사만 죽게 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조정을 속이고 임금을 무시했다는 죄목으로 한양으로 압송돼 죽음의 상황까지 내몰렸던 이순신의 이유 있는 거부는 당시 지리적·전술적 요인에 의해 훗날 1만이 넘는 군사가 수장된 원균의 칠천량 패전을 통해 그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살아가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상황과 여건이 있다. 거기에는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분별해야 할 때가 있다. 부당하다면 이를 인식하고 단호히 거부할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그저 주어진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신 저항을 택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분명 옳고 그름을 분별하며 더 큰 가치를 볼 줄 아는 생각의 힘을 가진, 그 신념을 위해 살았던 사람들이다.

 

생각의 힘을 가진 이들은 보다 멀리 보고, 보다 가치있는 것을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이 있었다. 이런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바뀔 수 있고 희망이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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