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개그맨이 최근 구설수에 올랐다. 이혼 가정에 대한 조롱, 아동 성추행을 개그적 상황으로 연출했으나 결코 웃을 수 없는 민감한 소재인데다 잘못된 방식으로 희화하다보니 여론의 거센 비난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그런데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그가 택한 해명은 “나는 대본대로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자신이 주도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 시켜서 했으니 성토를 당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듯한, 책임 회피의 태도로 비칠 수 있다.
그렇다면 ‘시키는 대로 하는 행위’는 어느 상황에서든 정당함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생각없이 행동하는 사람’ 즉 분별과 성찰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는 인간이 사회악을 일으킨 괴물보다 더 위험한 존재라고 보았다.
그의 말처럼, 선악을 분별하지 못한 채 ”나는 단지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면책의 최면을 걸고 괴물에게 힘을 더해준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많았다.
마르크스에 의해 탄생된 공산주의는 그 추종자들에 힘입어 70년간 1억명 대량학살이라는 잔혹한 만행을 저질렀다. IS 또한 이슬람의 전사가 되겠다며 자원하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어 예전의 괴물들이 과거에 행했던 전철을 밟고 있다.
근본적으로 평화로운 세상은 옳은 것과 그른 것,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에 대해 분별할 줄 아는 ‘생각의 힘을 가진 인간’이 충분히 많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래야만 괴물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게 되고 설령 괴물이 나왔다해도 생각하는 인간의 개념있는 행위로 이를 단호히 물리칠 수 있다.
그는 전쟁필수품인 무기와 물자를 버리게 하고 무려 정원의 230배를 초과하는 1만4000명의 피란민을 승선시켜 이들을 기적적으로 거제도 장승포항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게 했다. 후일 그는 " 하나님의 손길이 나의 작은 배의 조타기를 잡아 주셨다"라고 고백했다.
조정을 속이고 임금을 무시했다는 죄목으로 한양으로 압송돼 죽음의 상황까지 내몰렸던 이순신의 이유 있는 거부는 당시 지리적·전술적 요인에 의해 훗날 1만이 넘는 군사가 수장된 원균의 칠천량 패전을 통해 그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됐다.
그저 주어진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신 저항을 택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분명 옳고 그름을 분별하며 더 큰 가치를 볼 줄 아는 생각의 힘을 가진, 그 신념을 위해 살았던 사람들이다.
생각의 힘을 가진 이들은 보다 멀리 보고, 보다 가치있는 것을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이 있었다. 이런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바뀔 수 있고 희망이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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