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의 세상 들여다보기]세상을 바꾸는 1%의 위력 '블랙 스완'

최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16/06/30 [20:19]

[최현정의 세상 들여다보기]세상을 바꾸는 1%의 위력 '블랙 스완'

최현정 기자 | 입력 : 2016/06/30 [20:19]

의사결정 방식에 있어 주요 원리 중 하나는 다수결의 원칙이다. 다수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에 따르는 방식이다. 역사상 많은 국가와 집단의 운영 원칙이 되기도 했던 이 방법은 다수가 지지하는 보편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하기에 위험 부담이 적고,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수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인정받은 가치 혹은 기준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며 안정성 또한 보장해주지 못함을 보여준 역사적인 사례들이 많다. 이는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변수의 등장으로 기존성을 한순간에 뒤바꿔놓는 이른바 블랙스완의 출현 때문이다.

 

백조는 모두 하얗다는 생각은 수세기에 걸쳐 대다수 사람들에게 예외 없이 받아들여진 보편적인 상식이었다. 그러다가 탐험가들에 의해 1770년 신대륙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은 백조가 처음 발견되자, 과거 흰색 백조만을 봐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검은 백조가 출현할 1%의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었던 탓에 오랫동안 경험에만 의존해 왔던 믿음이 한 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블랙 스완의 출현은 과거 경험에 의존한 판단이 현재에 유효하지 않을 수 있으며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자리잡아온 부동의 가치라도 혁신적이고 새로운 가치가 등장했을 때는 그 자리를 내줘야 할 때가 온다는 교훈을 던졌다.

 

이같은 예로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우주가 돌고 있다는 인류의 믿음은 수천 년 동안 불변의 상식처럼 여겨져 왔지만 과학자들에 의해 근거 없는 착각이었음이 드러났다.

 

또 종교역사상 기독교가 한국의 강원도 면적에 불과한 작은 땅에서 한 사람으로 시작돼 당대 극심한 핍박과 반대로 극소수의 무리만이 따랐음에도 이후 역사와 문화, 인류의 가치관 등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쳐 하나의 기준점인 B.C (Before Christ)의 선을 긋고 오늘날 지구촌에 가장 보편적인 종교가 된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

 

이 외에도 인류에게 유의미한 결정을 내리고 추진해 후대의 찬사를 받은 역사적 업적들을 살펴보면 다수의 지지와 인정과는 무관하게, 소수의 개념 있고 창조적인 의사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진행된 사례들이 무수히 많았다.

 

흰 백조 무리에 가려 그 존재 여부조차 희미했던 블랙 스완의 갑작스런 등장이 기존의 인식구조를 완전히 바꾸어 놓듯,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이러한 현상들은 평범한 상식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며 도전하는 힘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바뀐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저명한 역사학자 토인비는 진보와 발전의 방향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몰았던 이러한 사람들을 가리켜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라고 불렀다. 그에 의하면 문명의 발전은 도전에 대한 응전의 결과로서, 어떤 도전이 있을 때 창조적 소수가 나서 이를 성공적으로 운전해 문명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은데 이는 그 힘은 숫적 우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창조성에서 나온 것이기에 큰 파급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는 매우 유동적이고 돌발 변수도 많은데다 예측불허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당연시 여겨지는 상식이라도 그것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어제까지 통했던 방법이 내일도 통할 것이라는 예측 또한 부질없는 생각일 수도 있는 것이다.

 

흔히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수한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한 사람이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멈추어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예측불허의 블랙 스완의 출현에 대비하는 현명한 처세의 기술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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