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가 아니라 '난청'?

홍빛나 (남부대학교 언어치료청각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16/09/04 [06:56]

'ADHD'가 아니라 '난청'?

홍빛나 (남부대학교 언어치료청각학과 교수) | 입력 : 2016/09/04 [06:56]

최근 필자에게 난청 관련한 상담을 받고자 7세의 남자아이를 데리고 부모가 찾아왔다.

 

검사 결과를 보니 양쪽 모두 경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이었다. 이 정도의 청력은 보통 대화음의 크기가 작게 들리고 좀 크게 말해주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난청이다.

 

언어습득이 좀 느리긴 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언어발달이 됐고 난청은 최근 1년 전에 발견해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동의 난청 발견 과정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보니 난청 발견 전 병원에서 ADHD 진단을 받고 한동안 ADHD 개선 재활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럼 이 아이는 ADHD와 난청이 함께 있다는 것일까? 사실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아동은 보청기 착용 후 ADHD로 의심되던 행동들이 대부분 개선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ADHD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ADHD 아동들은 자극에 선택적으로 주의 집중하기 어렵고, 지적을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따라서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다가도 다른 소리가 나면 금방 그 곳으로 시선이 옮겨간다.

 

또 ADHD 아동들은 허락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뛰어다니고, 팔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등 활동 수준이 높다.


필자와 상담했던 남자아이의 상황에서 보여줄 수 있는 행동특성을 얘기해 보자면, 경도의 청각장애 아동은 일단 일상생활에서 난청 발견이 늦을 확률이 매우 높다.

 

엄마와의 일반적인 대화는 가능하고 소리가 좀 크다면 누구와의 대화도 문제가 없다. 언어발달이 좀 느리거나 조음장애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아이가 놀고 있을 때 주변 소리자극에 대해 아이는 잘 반응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이 아이에게 말로 지시를 한다면 거의 따르지 않는다.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는 일반적인 대화음도 잘 안 들리기 때문에 아이는 대화 중 다른 곳으로 금방 시선이 옮겨진다. 청각적 정보보다 시각적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시선이 산만해 질 수도 있다.

 

언어로 하는 수업이나 활동에는 흥미가 없기에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활동하려 한다. 작은 소리를 못 듣기에 본인이 만드는 소리에 대해서는 소리가 커지게 된다.

 

예를 들면 말소리도 커질 수 있고, 교구 등을 활용한 놀이 및 수업시간에도 유난히 소리를 크게 만든다.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는 몸으로 움직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어떤가? 매우 유사하지 않는가? 실제 과거에는 청각장애 아동을 자폐아동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신생아 선별 검사 등 진단 시기와 방법이 발전했기에 거의 없는 일이다.


혹시 아동의 행동이 다른 아동과 달리 산만해지고 말소리에 대한 지시를 수행하지 못하고 놀이 등 본인만의 활동을 좋아하고 더 집중하려는 등의 행동이 보여진다면 종합적인 검토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출생 시 정상청력이었다고 해도 질병의 후유증이나 또는 돌발성, 진행성에 의해 난청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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