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난청'... 갑자기 귀가 안 들린다면

홍빛나 (남부대학교 언어치료청각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16/09/22 [11:13]

'돌발성 난청'... 갑자기 귀가 안 들린다면

홍빛나 (남부대학교 언어치료청각학과 교수) | 입력 : 2016/09/22 [11:13]

최근 40대 여성이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해 왔다. 돌발성 난청으로 귀가 잘 안들린다며 자신의 병력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올 1월에 갑자기 귀가 안 들리고 이명도 있어서 일주일 정도 기다려보다가 이비인후과를 방문했는데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약을 처방받고 조금 나아지기는 했으나 완전히 정상처럼 돌아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6월에 또 갑자기 귀가 더 안 들리면서 이번에는 조금만 큰 소리에 대해서도 귀가 아파 길거리를 걸을 수도 없을 만큼 불편을 크게 느끼기 시작됐다는 것이다. 병원에 방문하니 이번에도 돌발성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청력은 약간 개선된 것 같으나 큰 소리를 들으면 고통스러워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외출도 잘 못하고 친구도 못 만나다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호소해 왔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과거에 대해 조금 더 묻다보니 지난 10년 이상 이어폰을 많이 사용했다는 얘기를 했다. 일반적으로 소음에 의한 난청은 천천히 진행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돌발성 난청의 형태로 오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 혹은 혈관장애, 그 외 와우막 파열, 자가면역성 질환, 청신경종양 및 기타 원인(외림프 누공, 당뇨, 척추동맥 손상, 급작스러운 소음노출 등) 등 매우 다양해 그녀의 돌발성 난청이 꼭 이어폰 사용이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정적 영향을 주기는 했을 것이다.


돌발성 난청은 이충만감, 이명, 또는 현기증을 동반해 나타나기도 하는데 발현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에서는 스테로이드와 같은 항염증제를 주로 투약하며, 혈액순환 개선제, 혈관 확장제, 항바이러스제, 이뇨제, triiodobnezoic acid 유도체 등을 치료제로 사용한다.

 

치료 후에는 일반적으로 돌발성 난청 환자의 1/3은 청력을 완전히 되찾지만 1/3은 부분적으로 회복해 40-60dB 정도로 청력이 감소하며 나머지 1/3은 청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 한다.


상담을 요청해 온 그녀에게 필자는 돌발성 난청과 관련한 일반적인 얘기를 해 주었다. "난청은 치료가 되지 않을 것이며 과민청각증 역시 치료가 안되니…" 듣고 있는던 그녀는 무덤덤하게 다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고는 필자에게  “이제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갑작스런 난청과 과민청각증으로 그녀는 일상생활에서 떨어져 나와 마치 길 잃은 아기 같은 마음으로 필자를 찾아온 것이었다. 필자는 그녀에게  조금씩 천천히 다시 일상생활에 돌아가기를 권했고, 과거와는 다르겠지만 아직 들을 수 있으니 보청기를 사용하면서라도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적응하며 살아보자고 했다. 그리고 다시는 돌발성 난청이 오지 않도록  귀를 잘 돌봐주자고 했다.


아직 건강한 귀를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는 말할 것이다. 건강할 때 잘 돌봐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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