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트럼프!”

미, 8년 만에 '크리스마스 인사법' 화두로 등장

Julie Go 기자 | 기사입력 2016/12/16 [17:43]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트럼프!”

미, 8년 만에 '크리스마스 인사법' 화두로 등장

Julie Go 기자 | 입력 : 2016/12/16 [17:43]
▲ 예수탄생을 형상화한 '네티비티' 조형물 (구글프리이미지)    ⓒ 뉴스다임


미 주요 대도시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기쁜 성탄절)’라고 성탄절에 건네던 인사가 사라진지 오래됐다.

 

 

이민자, 타종교자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명목이다. 심지어는 기독교인끼리도 ‘해피 할리데이(Happy Holiday,행복한 명절)’이라고 인사한다. 그렇게 고쳐서 인사하지 않으면 지성이 떨어지거나 기독교 골수분자 취급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민감한 상황을 놓고 자신은 더이상 눈치보지 않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겠다고나선 용감한 시민의 한 사람이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9월 선거유세 중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집회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눈치보지 않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했다.

 

“성경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고 나는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사랑하는데 요즘에는 상점에 가면 크리스마스라고 적힌 곳을 보기 힘들다. 전부 해피 할리데이다. 나는 내 부인에게도 그런 가게는 가지 말라고 한다”라고 밝혔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크리스마스를 놓고 양분화 되어가는 민심은 혼돈 그 자체다. 2014년 미국가족협회의 조사결과 미국내 100대 업체들의 광고나 매장에서 ‘해피 할리데이’가 더 많이 쓰이게 됐다고 발표했다.

 

 

2013년 퓨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도 49% 대 43%로 ‘해피 할리데이’가 더 많이 쓰이고 있다는 보고다. 비교적으로 보수주의가 우세한 텍사스주 같은 곳에서는 2013년 6월 ‘메리 크리스마스법’ 까지 채택하기도 했다.

 

 

즉, 성탄절기에 공립학교에서 교사나 학생들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해도 소송을 당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기업과 정치인들이 비기독교인들을 의식해 ‘해피 할리데이’를 쓰게 만든 것은 정치적 타협(Political correctness)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장로교 출신 기독교인으로 크리스마스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을 예전 상태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과감하게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캠페인에서 쓰던 표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도 알고 보면 다 그런 곳곳까지 비기독교인들이나 정치권, 주류 미디어들이 주도해 온 권력을 콕콕 쑤시는  뼈가 있는 말이었다.

 

도마 위의 ‘네티비티(Nativity)’

성탄절 인사법뿐만 아니라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장식인 ‘네티비티(Nativity)’도 대도시를 위주로 도마 위에 오른지 오래다.

 

 

네티비티란 신약성경에 나오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성극으로 표현한 것으로 말구유에 누윈 아기예수와 부모,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기 위해 낙타를 타고 찾아온 동방박사 세 사람의 형상이 조각상들로 표현된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각 가정, 교회, 학교와 상점들도 여러가지 모양과 크기로 만들어진 네티비티 세트를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장식하곤 한다.

 

이 조형물이 무신론자 단체인 ‘종교로부터의 자유’의 위협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펠리세이드 공원의 네티비티는 지난 60년간 전시됐으나 2011년 한 무신론자가 정교분리의 원칙을 주장하며 한 종교의 조형물만 전시할 수 없다는 항의를 했고 시의회는 조형물 설치를 금지하도록 했다.

 

이에 맞서 그동안 기독교인들도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원에 역소송을 냈지만 LA연방법원은 지난달 시의회의 결정에 따른다는 최종발표를 했다.

 

 

이 무신론 단체는 위스콘신주 긱하버시의 시청앞에도 네티비티 장식을 허용못하도록 지난달 16일 연방 대법원에 소송 케이스를 인용한 편지를 보냈다.

 

긱하버시는 장식세트가 시에서 소유한 것도 아니고 전시는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에 허용되야 하겠지만 반대단체들의 소송에 맞서 싸우지 않기위해 전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12월은 지난 8년간 각 주마다 이렇게 크고 작은 네티비티 전쟁, 메리 크리스마스 전쟁, 산타 할아버지 전쟁으로 심각한 멍이 들어왔다.

 

대도시에서는 유대교의 ‘하누카’, 아프리카계 사람들의 ‘콴자’ 등 낯선 명절들이 이미 달력에 추가됐고,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이슬람교, 무신론자들의 목소리도 걷잡을 수 없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과 주류언론은 국가에서 다양한 피부색과 종교, 철학을 가진 국민 모두를 포용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명분으로 ‘해피 할리데이’라는 대책을 내놓았던 것이다.

 

게다가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며 낙태옹호를, 성소수자를 존중하자며 동성결혼도 지지했다. 그러나 트럼트 당선인은 달랐다.

 

정치가와 미디어의 눈치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온 국민 앞에 명확히 그의 보수적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의 주장대로 앞으로는 미국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를 더 많이 듣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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