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로봇, 인간 중재할 '기술윤리 변호사' 뜬다

김지연(광운대 전파공학 박사) | 기사입력 2017/05/16 [21:34]

인공지능시대...로봇, 인간 중재할 '기술윤리 변호사' 뜬다

김지연(광운대 전파공학 박사) | 입력 : 2017/05/16 [21:34]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윤리적 문제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법정 다툼이 생기기 될 것이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기술의 급속한 발전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보자. 2020년이면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것이며 꼭 그렇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전 세계 각국의 의지가 불타오르면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윤리적인 판단에 있어 문제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자율주행차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차인데 돌발상황이 발생한다면 과연 어떻게 그 상황에 대처해야 할까? 특히 운전자와 보행자 중 한 사람만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거나, 다수의 그룹과 소수의 그룹 중 반드시 한 그룹은 인명피해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자율주행차는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까?

 

이것을 차에 맡겨도 될까? 차에게 맡긴다기보다 프로그램이 된 인공지능에 맡겨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 차를 어떻게 프로그램해야 할까? 그러면 프로그램의 이런 윤리적 판단 기준은 도대체 어디에 둬야 하는 것일까? 아직도 뭐라 답을 할 수 없는 부분들이다. 

 

인공지능 로봇은 더 스마트해지고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수준도 높아졌지만 아직 핵심적인 기능이 빠져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도덕적 사고 능력이다.

 

과연 로봇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 로봇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인간의 도덕적 판단을 알고리즘 세트로 이해하고 있고 이것을 개발함으로써 로봇에게 도덕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덕적 로봇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기술적 난관보다 윤리적 딜레마에 봉착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한다. 

 

문제는 도대체 로봇에게 개발해 넣을 그 알고리즘이 누구의 도덕성이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도덕적 가치는 개인, 국가, 사회, 철학, 종교마다 서로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자유에 대한 개념이나 생명 존중에 관한 사상도 평상시 때와 전시에는 다르게 적용이 된다. 게다가 시대가 흘러가면서 이러한 가치들은 변화하게 되고 발전하게 된다. 특히 문화적 가치 판단의 차이를 생각할 때 도덕적 가치판단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결국 불완전한 도덕적 판단들은 개인과 사회 국가 간의 법적 소송으로 번지게 될 수 있다. 인공 지능을 활용하는 분야가 많아질수록 도덕과 윤리적 측면에서 어긋나는 부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로봇과 인간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하는 기술변호사가 미래 직업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직업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기술 윤리 변호사에 필요한 자격은 로봇 인공지능에 관한 기술적 이해와 일을 하는 동안 계속 마주하게 될 윤리적 딜리마를 대처하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변호사들의 업무수행능력에 윤리성과 가치관 정립이 추가된다고나 할까.

 

이러한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답을 속 시원히 해 줄 수 있는 전문가는 누가 있을까? 어떤 사회 윤리학자, 철학자, 종교가 과연 누가 "이것이 꼭 옳고 이것은 꼭 틀립니다"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가 있겠는가.

 

모든 사회적인 문제들이 시끄러워질 때마다 대부분은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는 식의 답이 나오기 마련인데 말이다. 

 

필자는 수업시간에 늘 이러한 문제를 학생들에게 던지고 토론의 주제로 사용하곤 한다. 학생들은 이 당혹스러운 질문에 난감해 하면서도 나름대로 기술윤리 법정을 시뮬레이션하면서 답을 찾으려고 애쓰곤 한다.

 

그저 필자는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보려는 노력 자체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을 하는 학생을 만나면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왜 인류의 삶이 편리해져야 하냐고 물어보면 처음에는 답을 하지 못하다가 더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인간다운 삶은 어떤 것일까? 질문하면 대답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

 

필자조차 여기에 답할 수 있을까? 인문학자라면 조금 더 답을 찾기가 쉬울 것 같다. 인공지능시대의 발전은 결국 인간다운 삶을 향한 것인데 이것이 더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윤리 도덕적 가치관의 적립이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기술적 능력을 가르치면서 그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보는 것도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이다. 본인이 윤리기술 변호사가 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엔지니어라는 것만으로도 윤리기술 변호사의 소양을 갖추어야만 한다. 결국 엔지니어가 인공지능의 도덕적 판단을 결정할게 될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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