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음대생 취업난? 일자리는 많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 뿐!

(주)툴뮤직 정은현 대표, 음대생 취업의 해법을 제시하다

박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18/04/01 [15:58]

[인터뷰]음대생 취업난? 일자리는 많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 뿐!

(주)툴뮤직 정은현 대표, 음대생 취업의 해법을 제시하다

박은영 기자 | 입력 : 2018/04/01 [15:58]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취업률 하위 10개 학과 중 1∼3위를 포함한 5곳이 음악 관련 학과다. 거기에 형편이 어려운 지방 사립대는 음대가 폐과됐고 앞으로 폐과를 고민하고 있는 학교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음대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발 벗고 나선 이가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예술경영을 가르치고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 달려가 취업의 노하우를 가르치고 있는 (주)툴뮤직의 정은현 대표다. 그는 음대 졸업 후 각종 공연기획,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음반 제작 및 프로듀싱, 음악공간 ‘예술공작소 툴’ 운영 등 수많은 경험과 남다른 노하우로 학생들의 취업을 이끌어주고 있다. 뉴스다임은 정 대표를 만나 음대생 취업의 해법을 들어봤다.

 

 

▲ (주)툴뮤직 정은현 대표     © 뉴스다임 박원빈 기자

 

 

타과에 비해 음대의 취업률이 더욱 낮은 이유를 무엇이라 보는가?

 

- 사실 음악 관련 채용업체를 찾아보면 그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취업정보사이트에 들어가 봐도 음대생들이 갈 수 있는 좋은 회사들이 정말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음대생들이 너무 좁은 환경에서 커왔기 때문이다. 음대생들은 어려서부터 하루에 6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 이상 음악만 하면서 커왔다. 음대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로 연습에만 매달린다. 다른 것들은 거의 배우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점점 사라진다. 컴퓨터 활용이나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에도 타과 학생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학교를 봐도 대부분 한국에서 음대를 졸업하고 해외유학 다녀온 음악만 해온 분들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당연히 수업도 그들이 해온 것만 가르칠 수밖에 없다. 물론 교수들도 학생들의 취업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그쪽엔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아이들을 취업시켜야 할지 모른다. 학생과 교수 모두 음악에만 파묻혀 살아온 특수한 환경 때문에 타과에선 이미 갖추고 있는 취업에 필요한 능력들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수업내용은 어떻게 되나?

 

- 대학 졸업 후 취직하고 창업과 실패를 거듭하며 회사를 운영해온 경험을 토대로 다양하게 가르친다. 자기소개서 작성부터 공연기획, 공연포스터 디자인, 제안서 작성, 음악창업 등의 내용을 수업한다.

 

특히 음대생들은 수업에서 텍스트를 접하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타과 학생들에 비해 글과 말에 대한 훈련이 덜 돼있다. 발표수업이 없다보니 발표와 토론 경험도 거의 없다. 이런 것들을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PPT를 만들어서 발표하는 수업도 진행한다.

 

 

▲ 음대생 진로특강 중인 정은현 대표     © 사진제공 : (주)툴뮤직

 

 

수업 때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점은?

 

- 가장 강조하는 것은 '남들과 똑같이 사고하기'다. 일을 시켜보면 타과 학생들에 비해 음대생들은 일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음대 수업 특성상 음악 외적인 일을 접하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간혹 교양수업에서 타과 학생들과 섞여 팀별 수업을 하면 그 팀에서 음대생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 자기가 안 해본 일이라고 빠지면 안 된다. 그건 스스로 경쟁력 높이길 포기하는 것이다. 남들 다 하는 걸 음대생이라고 못하겠는가. 

 

취업은 결코 쉽지가 않다. 인턴십부터 시작해서 경력이 조금씩 쌓이면 그걸 통해 정규직으로 가야 한다. 처음부터 정직원으로 갈 생각만 하면 안 된다. 반면 취업을 하면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면서도 쉽게 이직해버린다. 업무를 해보면서 '나'라는 사람을 파악하고 '나'란 사람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 의류업체의 광고 카피인데 “Just Do It!” 행동하라는 거다. 하기 전에 생각만 하고 포기하지 말고 뭐라도 해봐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 실패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알리바바의 마윈은 패스트푸드 가게 아르바이트마저도 떨어졌고 하버드에 10번을 지원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는 더 말할 나위 없다. 그만큼 실패를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다. 음대생들이 이런 건강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자신도 음대생으로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텐데...

 

- 군대 가기 전까지만 해도 다른 음대생들처럼 연습만 하고 살았다. 그러다 군대를 가서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군 제대 후에도 부모님께 계속 손 벌리기 죄송하고, 유학 가기엔 큰 돈이 필요했지만 그럴 형편은 아니었다. 보통 남자들이 군대에서 하는 고민들을 했고, 그러면서 연주자 외에 다른 삶도 생각하게 됐다.

 

제대 후엔 피아노 레슨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다. 돈을 벌다 보니 삶에 안도감이 생겼다. 그래서 졸업 후엔 직장도 구하고 내 사업도 시작하고 대학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게 되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많은 과정을 겪었을 것 같다. 

 

- 2011년에 후배가 연습실 렌트를 실험적으로 하다가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함께 상도동에 카페 분위기의 연습실을 만들게 됐다. 중고 그랜드피아노를 9대 사서 연습실에 들여놓는 날이었는데, 첫 번째 피아노가 계단에 걸려서 움직이질 않았다. 분명 사전에 사이즈를 재고 조율사도 들어갈 수 있다고 확인했는데도 들어가질 않는 거다. 나머지 8대의 피아노는 차에 실린 채로 연습실 주변을 계속 돌고 있었다. 결국 계단을 깨서 들어갔다. 

 

 

▲ 정은현 대표가 피아노 운반을 위해 깨부순 상도동 연습실 계단의 당시 모습     © 사진제공 : (주)툴뮤직

 

 

이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하면서 꼭 덧붙이는 말이 있다. “인생이 잘 되는 순간이 있고 안 되는 순간이 있는데 잘 되는 순간은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니다. 잘 안 되는 순간에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운영하는 ㈜툴뮤직은 그리 큰 회사가 아닌데 세계적인 음반미디어사에 음반 유통을 제안했다. 당연히 거절당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제안서를 넣었다. 1년 가까이 10번을 거절당했는데 어느 날 담당자가 만나자고 하더라. 하도 제안을 넣으니까 귀찮아서 불렀나보다 하고 갔는데 담당자가 “또 계속 제안 넣으러 올거냐”고 물었다. “내가 다른 건 모르겠지만 될 때까지 넣을 거다”라고 대답했더니 담당자가 “그래 하자”라고 하더라. 그렇게 해서 2012년에 첫 디지털 앨범이 나왔다.

 

지금도 시련의 연속이다. 하지만 시련이라는 게 익숙해지니 괜찮다. 모두 겪는 필수과정 아니겠나. 또 이런 경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된다.

 

 

앞으로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사회에 음악 관련 직업을 어떻게 전망하나?

 

- 미래엔 AI가 많은 직업을 대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직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하는데, 음악은 AI로 대체되지 않는다. 기계는 한 곡을 100번 연주하면 100번 다 똑같지만 사람은 100번이 다 다르다. 음악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주자의 느낌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인 창작과 음악을 기반으로 한 산업은 엄청나게 발달할 것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람들은 음악을 더 원한다.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주기 때문이다. 일례로 직장인들이 삶이 답답하니까 피아노를 치면서 힐링하는 성인피아노 학원이 생겼다. 툴뮤직과 MOU를 맺은 성인피아노 학원도 10년 만에 지점이 30곳에 육박하고 해외까지 진출했다. 이와 같은 성인피아노 학원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4차산업혁명은 융합이 핵심 키워드인데 음악과 융합한 컨텐츠 사업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얼마전 만났던 미디어파사드 업체는 홀로그램과 음악을 융합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있었다. 음악을 기반으로 한 기획, 마케팅 쪽은 시장이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의 세상을 봐도 음악을 전공하는 일은 너무나 훌륭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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