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부산비엔날레, 가이드 투어 '관람객 참여' 퍼포먼스 진행

현재까지도 규명되지 않은 부산의 비극적 역사 되돌아보는 계기 마련

박원빈 기자 | 기사입력 2018/09/04 [11:12]

2018부산비엔날레, 가이드 투어 '관람객 참여' 퍼포먼스 진행

현재까지도 규명되지 않은 부산의 비극적 역사 되돌아보는 계기 마련

박원빈 기자 | 입력 : 2018/09/04 [11:12]

▲ 정윤선, 길 위의 진실(I Saw the Truth on the Road) 가이드맵(사진제공 : 부산비엔날레 사무국)     © 뉴스다임

 

2018부산비엔날레가 현재까지도 규명되지 않은 부산의 비극적 역사의 현장을 관람객과 직접 찾아가는 퍼포먼스형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2018부산비엔날레에서 정윤선 작가는 부산의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현장으로 찾아가, 묻혀져 있던 왜곡된 진실을 수십 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마주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해당 퍼포먼스는 일반 관람객들의 참여로 완성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길 위의 진실(I Saw the Truth on the Road)’은 가이드 투어 형식의 퍼포먼스이다. 버스를 타고 부산의 곳곳을 누비는 해당 작업은 부산역에서 출발해 부산현대미술관을 종착지로 하고 있으며, 부산 지역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회귀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퍼포먼스의 관객은 군복을 입은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버스에 탑승한 뒤, 오디오 가이드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며 창밖에 펼쳐지는 현재의 풍경과 잊혀진 역사의 이미지를 동시에 생각해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정윤선 작가의 이번 작품은 부산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던 형무소 재소자 학살 사건(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한국 전쟁 초기에 남한 내 좌익 세력을 색출한다는 의도로 10만 명에서 최대 120만 명의 민간인이 살해된 해당 사건은, 현재 세계적인 해양도시로서 자리매김한 부산이 가진 비극적 역사다. 

 

작품의 제목은 알렌 위닝톤이라는 종군 기자가 당시 영국 런던에서 발간된 ‘데일리 워커’ 지에 게재했던 해당 사건의 기사에서 차용했다. 버스는 사건의 희생자들이 구금됐던 옛 부산형무소(부산광역시 서구 동대신동)와 실제 학살이 이뤄진 동매산 일대를 누빈다.

 

이번 작품은 이데올로기라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에 의해 무력하고 무자비하게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깊은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오늘날의 부산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으며 재편된 것이며, 이번 작업은 아픈 상처 속에 은폐되고 왜곡된 진실을 현장에서 맞닥뜨리게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관람객과 함께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이러한 비극의 시대와 안녕을 고하고 평화와 화해의 시대로 나아가는 작은 힘이 되게 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정윤선 작가의 퍼포먼스는 오는 8일(오전 10시, 오후 2시) ~ 9일(오전 11시, 오후 3시), 11월 10일(오전 11시, 오후 3시), 총 3일 6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퍼포먼스에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부산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다. 당일 잔여석이 남아있을 경우 현장에서 참여할 수도 있다.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관람객들은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종합안내소에 비치된 인쇄물을 통해 직접 여정을 구성할 수 있다. 해당 인쇄물에는 버스가 거쳐간 장소들이 표시돼 있으며, 큐알 코드를 스캔하면 각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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