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주는 시인]이형기의 '호수'

이청진 시인 | 기사입력 2019/12/10 [13:40]

[시 읽어주는 시인]이형기의 '호수'

이청진 시인 | 입력 : 2019/12/10 [13:40]

 

▲     © 뉴스다임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 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세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처럼 떨던 것이
이렇게 잠잠해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 속에 지니는 일이다.

 

-이형기 시인의 시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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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다가 잠잠해진 호숫가에 앉아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그러다 밤도 지새우며 외로움에 젖어 앉아 있는 시인의 마음 속엔 호수처럼 차고 슬픈 것이 들어 있습니다.


무슨 기다림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고요한 호숫가에 앉아 떨어지는 이파리가 물 위에 닿을 때

흔들리는 잔잔한 파문처럼, 이 시를 읽고 있으면 그런 물결이 내 마음속에 파고드는 것 같아 왠지 모를 슬픔이 있고, 고독이 있습니다.

 

참으로 기다림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차고 슬픈 호수처럼 투명한 그리움이, 떨어지는 낙엽을 가득 안고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그런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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