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주는 시인]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이청진 시인 | 기사입력 2019/12/20 [10:08]

[시 읽어주는 시인]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이청진 시인 | 입력 : 2019/12/20 [10:08]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홋잣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맘 고이 맺는 이슬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드리지

 

아! 그립다
내 홋잣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어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홋잣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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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의 시인 중 하나인 김영랑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면 맑은 아침 풀잎에 이슬이 굴러가는 걸 보는 것 같다. 그의 시엔 맑고 투명한 언어가 있으며, 살아 숨쉬는 이미지와 아득한 옛날의 정취가 있다.

 

“내 마음을 아실 이” 누가 있을까? 
불꽃같이 타오르는 그 속절없는 마음이 이슬처럼 방울방울 떨어진다면 그것을 받아서 감추었다 그대가 볼 때 내어드린다는 시인의 마음엔 아름답고 소중하며, 간절하지만 절제된 그리움이 녹아 있다.

 

향 맑은 옥돌에 사랑은 타오르고 그 향불처럼 나의 마음은 홀로 희미하게 타들어 가는데, 님을 향한 그리움의 간절함이 절절하게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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