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교에 가르치려고 온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깨우러 오는 것이라는 교사들의 자조 섞인 농담이 농담에서 그치지 않을 정도의 상황에 이르렀다. 이 졸음 문제의 원인은 ‘사교육’, ‘무한경쟁’에서 기인한 것이라 볼 수 있겠지만,청소년 시기의 생태적 특징에서 비롯 된 것이기도 하다. 청소년시기에는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성인이나 어린이에 비해서 1~2시간 정도 지연되어 작동된다. 이 말은 잠드는 시각이 성인이나 어린이에 비해서 1~2시간 정도 늦춰진다는 것인데 곧 늦은 수면은 야간자율학습과 학원 교육의 영향 이외에도 신체적인 원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한 학교의 학생 부장이 학생들을 데리고 사찰 생활 체험을 1박 2일간 진행을 했었다고 하는데 그곳에서 아이들이 제일 어려워했던 점이 새벽의 이른 기상도 아니었고, 채식위주로 이루어진 식단도 아니었다. 사찰 생활에서 제일 어려워했던 것은 ‘빨리 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청소년기는 생물학적으로 일찍 잠 들 수 없는 시기이다. 아이들이 12시가 넘어서 잠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인데, 성인들이 이러한 청소년시기의 생물학적 특징에 대해서 무지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청소년들이 잠을 늦게 자는 것은 순리이고 이 순리를 거스르기란 상당히 어렵다. 사춘기 전후부터 아이들은 더 늦게 자게 되는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학교의 등교시간은 점점 빨라진다. 심지어 어떤 학교는 0교시를 만들어 새벽부터 등교를 하게하는 잔인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졸거나 잠을 잘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필자가 생각하고 있는 해결 방안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청소년 시기의 생물학적 특징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학교시스템의 운영을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등교시간이 오전 10시인 영국의 멍크시티 고등학교는 철저하게 청소년시기의 생물학적 특징과 수면에 대한 연구와 관찰을 기반으로 등교시간을 10시로 맞추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빛을 받을 때 더 활동력이 증진되고 생기가 돈다는 것을 확인하고 최대한 자연광과 빛을 아이들이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학교 시스템을 만들었다. 멍크시트 고등학교는 수업시간에 자거나 조는 경우가 정말로 없어졌고 교사와 학생 모두 효과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경우 등교시간이 10시이다 보니 밤늦은 시간까지 독서나, 다른 활동을 하고 싶을 때까지 부담 없이 할 수 있었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쾌적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기 쉬웠다.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교사 또한 출근시간이 늦추어져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로 교육에 임할 수 있어 상호 만족스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도 청소년시기의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을 하고 있다. 하루 7~8시간 잠을 확보 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학교 시스템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그저 잠을 충분히 자라고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박태양은 '10대 뒷담화' 대표이자 청소년 전문가의 길을 가고 있는 청소년이다. <저작권자 ⓒ 뉴스다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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