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방역'을 생각하다

박현서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1/01/12 [16:35]

'K 방역'을 생각하다

박현서 칼럼니스트 | 입력 : 2021/01/12 [16:35]

해를 넘겼음에도 '코로나19'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민 모두 힘들어 하는 시기에 일부 젊은이들이 영업 제한이 풀린 새벽 5시 이후에 클럽에 몰리고, 예상외의 인파로 인해 스키장은 영업이 중단되고, 정초 동해안은 반갑지 않은 해맞이 관광객들로 들끓었다.

 

이런 뉴스들로 인해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소자영업자들과 사회 취약 계층의 이마에 주름살은 더욱 깊어졌다.

 

해외 뉴스 시청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일부 시민들의 이러한 일탈 행위는 그나마 양반이다. 민도가 높다고 자랑하는 일본이나 구미 선진국들에서는 상당수의 국민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여가 활동의 제한에 강력한 반발을 하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역사적으로도 드문 경우는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처럼 전염병이 창궐하거나 대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사회 체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었을 때 일부 구성원들은 두 가지의 행동 양상을 보여주곤 한다.

 

첫 번째는 1923년 도쿄 대지진에서 나타난 조선인 대학살 사건이나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발발 때의 유대인에 대한 마녀사냥처럼 일반 대중들의 그 사회의 약자에게 향한 분풀이식 분노 표출이다.

 

두 번째는 로마 제국 시기, 안토니우스 역병이 퍼졌을 때처럼 불확실하고 무서운 시대일수록 대중은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더 많은 오락을 원한다는 점이다.

 

서기 167년 로마 5현제 중 마지막 황제이며 명상록으로도 유명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집권하고 있었을 때, 게르만족은 로마와의 전쟁 2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이탈리아반도 침공에 성공했다.

 

게르만족은 그 당시 세계 최대 도시 중의 하나인 아퀼레이아를 포위했다. 로마를 휩쓸고 있던 안토니우스 역병으로 죽어간 군인들을 보충하기 위해 아우렐리우스는 검투사까지 징집했다.

 

검투사의 숫자가 감소하자, 검투사 경기의 횟수도 덩달아 축소되었고, 경기장 입장권의 가격이 폭증하자 로마 시민들은 격분했다.

 

안토니우스 역병의 창궐로 길거리는 형제, 자매, 가족, 지인들의 시체가 쌓이고 징집할 병사의 수가 부족해 검투사까지 전쟁으로 내보내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로마 시민들에게는 검투사 경기가 중요했었던 모양이다.

 

민심이 급격히 동요할 때 지배층의 대응 방법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검투사까지 동원해 구성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첫 번째 대응 방법이다.

 

두 번째의 경우는 도쿄 대지진이나 로마 대화재처럼 지배층이 사회적 약자들을 희생양으로 민심의 불만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방법이다.

 

작금의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인류는 역사적 교훈을 겸허히 받아들인 듯하다.

 

일부 구성원의 일탈 행위가 국민 대부분을 힘들게는 했으나 그 구성원들과 자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소수 국가의 지도자가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을 표적 삼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국가적 위기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구미 각국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국가 정책은 진보나 보수에 따라 시각차가 다른 것은 당연하고 어느 진영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 없다.

 

국가적 위기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다르지 않고, 여와 야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정치인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진영이 잘못된 판단을 한다면 예쁜 애 회초리 들듯이 꾸짖어야 하고, 반대 진영이 올바른 정책을 발표한다면 개인적인 감정에 앞서서 지지를 해야 옳다.

 

2020년 한국은 처음으로 G7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GNI에서 넘어서 명실상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GDP도 2019년 12위에서 두 단계나 도약해서 2020년에는 10위를 했다.

 

한국의 중산층, 서민들이 2020년이 힘든 한 해였지만, 해외 여러 국가는 더욱 힘들었다는 말이고 우리가 대처를 잘했다는 뜻이다.

 

K방역으로 대변 되는 한국인들의 재난 대응력, 여태껏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 더불어 여와 야를 떠난 국민의 냉철한 판단은 달리는 말에 박차를 가하는 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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