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일부 개신교

박현서 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21/02/01 [19:38]

코로나와 일부 개신교

박현서 칼럼리스트 | 입력 : 2021/02/01 [19:38]

"어디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오리까?" 이 질문에 예수는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 드리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무방하다고 답했다.

 

국내 코로나 대유행의 중심에 개신교가 있다. 작년 2월, 1차 코로나 대유행은 이만희 총회장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시작이었고 끝이었다. 대구에서 터진 신천지 집단 감염은 순식간에 한국을 코로나 발병률 2위 국가로 끌어올려 세계의 주목을 받게 만들었다.

 

올해 1월 13일 자로 이만희의 코로나 방역 방해 혐의는 1심에서 무죄로 선고가 되었으나 신천지 측에서 벌인 방역에 대한 비협조와 무성의는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2차 코로나 대유행은 전광훈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서울사랑제일교회가 시발점이 되었다. 극우적 정치 편향성과 신성 모독 발언으로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있던 전광훈 목사 덕택에 그가 대표로 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은 와해됐다.

 

▲ 국내 코로나 대유행의 중심에는 개신교가 있다.       CG : 김선 기자   ©뉴스다임

 

이번 3차 대유행의 중심에는 BTJ열방센터와 IM선교회가 있다. 직접 감염된 교인들만 1,300명이 넘어섰고 2차 이상의 감염자를 포함시키면 그 숫자는 헤아리기도 힘들며 이 순간에도 감염자는 증가하고 있다.

 

하루를 버티는 것도 힘든 중소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은 감염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해당 지도급 인사들의 언행과 그러한 언행을 그대로 배운 일반 신도들의 작태다. 예배에 참가한 신도들의 명단 제출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교회 앞에 마련된 선별 진료소에서는 의도적으로 전수 검사를 기피하는 것도 부족해서 의료진에게 행패까지 부렸다.

 

더 안타까운 일은 1차 유행 때부터 집단 감염을 일으킨 교단의 지도층 인사나 교인 중 단 한 명도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최근 IM선교회 대표 선교사인 마이클 조의 언행은 점입가경이다. 

 

“학교를 만드니까 제재에 안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교회에서 안 하는 거 학교에 불러다 놓고 저는 사역했습니다.”

 

일부 개신교의 이런 공격적 선교 활동과 교세 확장의 이면에는 무엇이 숨어 있는지 국민은 어렵지 않게 짐작하고 있다. 법망과 방역 대책을 교묘히 피해서 행하는 선교 활동이 불법과 탈법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악덕 기업주들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늦게나마 YMCA, YWCA, 한국교회총연합회 등 개신교계의 대표적인 연합 기관들이 국민에게 사죄했지만 개신교를 바라보는 대중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1517년 마틴 루터의 ‘95개의 논제’로 시작된 종교 개혁에서 기존 가톨릭의 부패와 폐쇄성에서 분리된 새로운 교리와 교단으로 개신교의 종파들이 탄생하게 되고,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접촉과 하나님의 구원을 설파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현재 한국에서 일부 개신교들이 하고 있는 행동들은 대중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굳이 물리적 교회라는 공간의 예배를 고집한다면 ‘신령과 진정의 예배’를 제시했던 예수께는 뭐라 변명을 해야 할 것인가.

 

16세기 에스파냐는 아메리카에서 찬란했던 잉카문명과 아즈택문명을 멸망시키고 아메리카를 식민지로 삼았다. 그리고 제국주의의 첨병 역할을 했던 기독교를 원주민들에게 포교했다.

 

에스파냐의 수도사가 쿠바 원주민 한 명을 화형에 처하기 전에 기독교를 믿으면 천국에 갈 것이고 믿지 않으면 영원히 지옥에서 불에 탈 것이라며 개종을 권유했다.

 

쿠바인은 천국에 에스파냐인이 있느냐고 물었고 수도사는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쿠바인은 말했다.

“그렇다면 지옥에서 악마와 지내는 게 낫겠다.”

 

이 일화가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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