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원인에 대하여

청소년이 청소년에 대해 말하다<8>

박태양 | 기사입력 2013/01/29 [12:37]

학교폭력의 원인에 대하여

청소년이 청소년에 대해 말하다<8>

박태양 | 입력 : 2013/01/29 [12:37]
요즘 청소년 문제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학교폭력’ 이다. 필자는 현재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과 해결방안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조사하고 있는데, 과거에 필자는 학교폭력의 원인은 ‘진정한 인권교육의 부재’ 라고 생각했다. 
 
인권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인권의 정의란 ‘다름을 인정하는 것’ 이다. 어떻게 보면 학교폭력 또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음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초등학교 시절을 잘 살펴보면 초등학생들끼리 서로 놀리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뚱뚱하거나, 말랐거나, 왜소한 모습을 가지고 뚱뚱하다고, 혹은 말랐다고, 혹은 왜소하다고 놀리고, 일종의 왕따와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 이러한 모습을 볼 때 학교폭력의 시작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음’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생각할 때 인권교육은 앞서 말했듯 다름을 인정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도와주는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진정한 인권교육이 진행된다면 학교폭력은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네게 학교폭력의 원인에 대해 물어보면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진정한 인권교육의 부재가 학교폭력의 원인이라 주장했다. 그래서 이 부분의 교육이 확실하게 진행되면 학교폭력 또한 사라질 것이라고 감히 단언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은 한 청소년과 얘기를 하면서 깨지게 되었다. 필자는 최근 일주일 동안 서울에 머물면서 다양한 청소년들을 인터뷰했는데 한 청소년이 자신이 생각하는 학교폭력의 원인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이 청소년은 학교폭력의 원인을 사회적인 부분에서 찾았다. 학교 안에서 훈육과 지도의 차원에서 존재했던 체벌과 권위적인 분위기가 학교폭력의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에 그 의견을 솔직히 수용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할수록 그가 주장하는 학교폭력의 원인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
 
결국 학교폭력의 원인은 학교라는 곳이 가지고 있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학교에서 교사라는 사람이 지도와 훈육 차원에서 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그것은 체벌이라는 일종의 정당한 방식으로 미화되어 몇 십 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그러한 폭력에 익숙해진 청소년은 자신이 당하고 있는 폭력과 억압적인 분위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큰 문제의식 없이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주장이 너무나 큰 확대해석이고, 학교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처럼 보여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과거부터 학교가 가지고 있었던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반인권적인 분위기와 구조가 학교폭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 들어 학교폭력이 큰 이슈가 되고 화두가 되었지만 학교폭력은 학교가 존재함과 동시에 함께 존재해 왔다. 100% 학교폭력이 존재하지 않게는 할 수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학교폭력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없애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학교의 분위기와 시스템을 변화시켜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학교폭력에 대한 대안과 해결방안이 있겠지만 먼저 근본적으로 학교가 가지고 있는 폭력적인 분위기와 반인권적인 교칙과 구조를 변화시키고 개혁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변화가 있고 난 다음, 그 뒤에 여러 가지 방식의 학교폭력에 대한 대안교육이나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시행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질적인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저 겉치레와 같은 해결방안만 계속해서 진행하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낭비이고, 더 나아가서는 당사자인 학생들은 언제든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박태양은 '10대 뒷담화' 대표이자 청소년 전문가의 길을 가고 있는 청소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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