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엉덩이는 몇 개인가?

정의정 기자 newsdigm@naver.com | 기사입력 2021/03/27 [11:05]

우리의 엉덩이는 몇 개인가?

정의정 기자 newsdigm@naver.com | 입력 : 2021/03/27 [11:05]

살다보면 가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최근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사람의 엉덩이는 몇 개인가?”

 

그 질문에 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2개라고 답해버렸다. 그런데 질문을 한 사람이 2개가 아니라 1개라는 거다. 아니, ?

 

우리의 뇌가 좌뇌와 우뇌로 되어 있지만 뇌를 하나라고 하고, 입술도 윗 입술이 있고 아랫 입술이 있지만 입술이 하나라고 하듯, 엉덩이도 1개라는 것이다. 듣고 보니 그럴 듯했다.

 

그런데 우리가 다리를 이야기할 때 왼 다리, 오른 다리라고 해서 2개라고 말하지, 다리가 1개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다리에 붙어 있는 엉덩이도 2개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물학적으로 보면 2개가 맞는 것도 같다.

 

만일 이 질문을 영어권 사람들에게 해보면 아마도 2개라고 대답할 것 같다. 영어로 말할 때에는 hips와 같이 복수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영어는 한국어와 달리 숫자에 민감한 언어다.

 

그런데 한국어는 그렇지 않다. 한국어는 세상에 존재하는 물건의 개수를 깊이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책상에 그냥 컵이 있다고 말하지, 컵이 몇 개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반면 영어로 말할 때는 책상 위에 한 개가 있으면 ‘There is a cup on the table’이라 말해야 하고, 2개의 컵이 있다면 ‘There are two cups on the table’이라고 말해야 한다.

 

이를 보면, 엉덩이가 1개이냐 2개이냐의 문제는 언어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서로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더 중요한 점은 우리가 이러한 질문을 받는 순간, 그것이 단순한 언어의 차원에서 논리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이런 류의 질문에 당황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논리의 세계에서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한데, 엉덩이가 1개인지 2개인지에 대한 기준이 서로 다르다보니 이와 관련된 논쟁이 답 없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어떤 이들은 엉덩이가 1개인 이유로 엉덩이를 가리기 위한 팬티를 하나만 입는다든가, 손은 2개라서 양손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엉덩이는 양엉덩이라는 말이 없다는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모두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논리적 기준이다.

 

하지만 이 문제의 해답은 없다. 빨대의 구멍이 1개인지, 2개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엉덩이 개수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적 기준을 생각해보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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