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과 B형 부모에 AB형 자녀가?

김진주 기자 | 기사입력 2015/11/06 [10:58]

B형과 B형 부모에 AB형 자녀가?

김진주 기자 | 입력 : 2015/11/06 [10:58]

국내에서 새로운 시스-AB(cis-AB) 혈액형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난소낭종 수술을 위해 병원을 들린 29세 여성이 검사를 통해 본인 혈액형이 시스-AB형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

삼성서울병원 조덕 교수(진단검사의학과)·순천향의대 신희봉 교수가  주축이 된 공동 연구팀은 국제 수혈의학 전문 학술지을 통해 29세 여성을 새로운 시스-AB형의 시조(始祖, founder)’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조덕 교수는 지난 2004년 16만 여명의 혈액형을 검사하여, 광주ㆍ전남 지역민 1만명 당 3.5명꼴로 희귀 혈액형 ‘시스(cis)-AB형’이 있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도다.

시스-AB 혈액형은 시스-AB형인 사람이 O형의 배우자를 만나 자녀를 가질 경우 O형이나 시스-AB형이 나와 혈액유전법칙으로 널리 알려진 멘델의 법칙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여 자칫 혈액형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혈액형을 통한 친자확인시 오해나 잘못된 수혈 등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각별이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스-AB(cis-AB) 혈액형이란?

▲ 흔히 알고 있는 cis-AB형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cis-AB 시조(founder)가 발견되었다.     ⓒ 삼성서울병원제공

앞에 붙은 '시스(cis)'는 라틴어의 '옆에 있다'는 의미의 접두어로 원래 떨어져 있어야 하는 대립유전자가 옆에 붙어 함께 나타난다는 의미다. 보통 시스-AB형은 위에서 밝힌바대로 시스-AB형인 부모의 유전형질을 물려받아 나타나는 혈액형을 말한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시스-AB형은 환자의 아버지도 정상 B형이고, 어머니도 정상 B형이라는 점이 이례적이고, 무엇보다 선대로부터 전해온 혈액형이 아니라 당대에 새로운 돌연변이가 나타났다는 점이 특이한 사례다.

즉, 본인에게서 처음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긴 시스-AB형을 확인한 첫 사례인 셈이다.비록 학계 명칭은 동일하지만, 혈청학적 특징이 기존 시스-AB형과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인 것이다.

시스-AB형(cis-AB01)은 국내에서는 인구 1만명당 3~4명꼴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시스-AB형(cis-AB09)은 국내외 유일한 예다.

이와 관련 조덕교수는 시스-AB형의 경우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스-AB형처럼 특이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은 상식적인 혈액형 유전법칙을 벗어나기 때문에 이로 인해 가족간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거나 적혈구 수혈시 AB형이 아닌 다른 혈액형 제제를 수혈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조 교수는 “가족 중 희귀혈액형이 있었던 경우나 이번에 발견된 여성의 사례처럼 유전자 변이로 본인이 알고 있던 혈액형과 진짜 혈액형이 다를 수 있다”며 “수혈이 필요한 경우 등 의료기관 이용시 혈액형을 정밀검사하고 수혈의학 전문의의 자문을 받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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