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트럼프 VS 클린턴 1차 TV토론서 격돌

'막상막하' 유권자 반응 "둘 다 잘 했다"

Julie Go 기자 | 기사입력 2016/09/27 [15:08]

미, 트럼프 VS 클린턴 1차 TV토론서 격돌

'막상막하' 유권자 반응 "둘 다 잘 했다"

Julie Go 기자 | 입력 : 2016/09/27 [15:08]

 

 트럼프 후보(좌)와 클린턴 후보(우)의 제 1차 TV토론    ©뉴스다임

 

미 대선 후보들의 1차 TV토론이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현지시간 월요일 저녁 7시(동부시간 기준)에 열렸다.

정치권의 엘리트와 정치경험 제로 재벌기업인의 한치의 양보도 없는 뜨거운 공방전은 여론 조사에서 밝혀진 대로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이었던 질문들로 시작됐다.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생각하는 것은 일자리와 경제문제(32%), 테러(25%) 였다. 진행을 맡은 NBC 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는 차분하게 일자리와 무역에 대한 질문으로 토론장을 열었다.

경제와 무역

클린턴은 “손녀의 생일이다. 나는 미국의 미래에 투자할 것이다.”라고 부드러운 톤으로 대답했다. 이어서 트럼프는 “멕시코와 중국 등으로 미국의 일자리가 엄청나게 떠나가고 있다. 중국은 자국 건설을 위해 미국을 돼지 저금통처럼 이용하고 있다. 멕시코에 미국이 수출하려면 16% 관세를 내야 하지만 멕시코가 미국에 수출하는데 전혀 관세가 없다. 미국정부가 자국 기업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세금을 조절해 주면 이곳에서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있다” 고 했다.

클린턴은 이에 맞서 부자세를 매겨서 중산층을 잘 살게 해줘야 하고 정부규제와 규법을 강화해야 한다며 무상 대학 지원 등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또 트럼프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성장한 사람이라 부자 기업 운영방식으로 나라를 운영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왜 지난 30년간 정계에 중직을 맡았으면서도 나라 경제가 대공황 이후 역사상 최대로 빚을 지게 만들었냐?"며 질문을 되돌렸다.  그러면서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기업규제, 세금인상 등과 같은 현실적인 부담으로 기업들이 거의 다 다른 나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또 “전형적인 정치인은 말만 잘하고 행동을 못 한다"며 말로는 그럴싸하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는 일들만 말하는 관료주의적인 정부를 반박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정치인들이 대통령이 골프칠 때 무엇을 했는가? 무역에서 놓친 자금으로 자국 도시정비를 했다면 일자리는 물론이고 미국 대도시 공항들이 지금과 같이 3류 국가처럼 지저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방위 분담금

트럼프는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들을 방어해 주는 비용을 더 이상 부담해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공정한 몫을 내도록 해야 한다"며 방위 분담금을 주장했다. 힐러리는 "미국은 일본과 한국의 동맹국으로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그것을 존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클린턴의 트럼프를 향한 인신공격은 거세져갔다. 트럼프가 여성이 개, 돼지라고 비하발언을 일삼는 사람이며, 훌륭하게 일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를 추궁하는 인종차별주의자이고, 사실 부자도 아니라서 그런지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추궁하자, 트럼프는 납세관련 내용은 조사 중이고 결과가 나와봤자 당신이 별로 얻을 것도 없겠지만 클린턴이 공직 중에 쓴 개인 이메일 중 삭제한 3만 개를 공개하면 자신도 변호사의 뜻을 무시하고라도 납세내역을 공개하겠다고 공격했다.

 

테러와 안보

테러와 안보에 대해서 트럼프는 “우리는 법과 질서가 더욱 필요하다. 흑인과 히스패닉은 이 나라에서 지옥같이 살고 있다. 시카고를 예로 들자면 총격사고가 올해만 해도 천명이 넘어산 수치이고 오바마 대통령의 보금자리가 있는 곳인데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지난 8년간 3천 여명이 총기사고로 숨졌다. 지역사회에서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흑인 공동체를 부정적으로 묘사한다며 인종차별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단순히 법과 질서를 위해 시행하는 '불심 검문 확대법'은 헌법에 위배되며 경죄범자들이 인종차별로 중형을 받고 있음을 지적했다.

트럼프는 불심 검문제를 통해 도시 범죄건 수를 2200건에서 500 건으로 줄이는 큰 변화를 이뤄낸 뉴욕시를 예로 들며 좋은 법이 범죄율을 낮춘다고 반박했다. 비행금지자와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의 총기 소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두 후보 모두 동의했다.

트럼프는 ISIS의 자금줄인 기름을 끊었어야 했다며 클린턴과 오바마정부가 이란, 이라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에 ISIS를 키웠다고 했고 클린턴은 그 당시 부시대통령이 만든 조약에 의거해서 조치했던 것이었고 반이슬람정책보다 이슬람인들과도 소통을 해야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더 나은 외교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토론 직전에 치러진 WP, ABC 등의 지지율 조사에서 등록 유권자들의 클린턴과 트럼프 후보 지지율은 46%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주류 언론은 그간 근소한 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질러 오던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로 클린턴의 최근 비난성 발언을 꼽았다.

클린턴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절반이 ‘개탄스러운 집단(deplorables)’ 이라고 비하했고 그들은 인종차별주의자들, 성차별주의자들, 동성애 및 타인종 혐오자, 이슬람교 혐오자들이라고 몰아세워 크게 논란을 일으켰다.

 

유권자 반응 '막상막하'

1차 토론을 시청한 미국 시청자들의 반응은 두 후보 모두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큰 무리없이 잘 소화해냈다고 평했다. 클린턴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침착하고 여유있는 미소 작전을 펼쳤고, 트럼프는 전혀 정치경험이 없는 기업인으로서 화려한 정치경력의 클린턴 후보(영부인, 국무장관, 상원의원)와 그를 적극 옹호하고 나선 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상대로 무너져가는 미국을 다시 일으키자는 진심 하나를 강력히 호소했다.

미 대선이 치러질 11월 8일까지 유권자들이 두 후보를 평가할 시간은 43일이 남아 있다. 2차 토론은 10월 9일, 3차는 10월 19일에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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