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담긴 뜻

정의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2/22 [19:18]

‘대한민국’에 담긴 뜻

정의정 기자 | 입력 : 2019/02/22 [19:18]

올해는 3.1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는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 1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소비 진작을 목적으로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역사적 의미를 담아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자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상해 임시정부 수립이 가진 역사적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국호는 ‘조선’이다. 단군 왕검이 나라를 세우고 처음 사용한 국호가 ‘조선’이었고, 1392년 새로운 왕조를 개창한 이성계도 단군 왕검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조선’이라는 국호를 사용했다.

 

그렇게 이어져온 ‘조선’이라는 국호는 1897년 고종 황제에 의해 ‘대한제국’으로 바뀌게 된다. ‘대한제국’에서 ‘대한’은 오래전부터 한반도를 뜻하는 대명사였던 ‘삼한’을 하나로 합친 큰 나라라는 뜻이다. ‘제국’이라는 말에도 더 이상 조선이 중국 황제로부터 책봉을 받는 제후의 나라가 아니라는 뜻이 담겨있다.

 

따라서 일제가 멸망시킨 나라는 ‘조선’이 아닌 ‘대한제국’이었다. 하지만 일제는 자신들의 식민지를 ‘조선’이라 불렀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을 ‘조선인’이라는 의미의 ‘조센징’이라 칭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은 ‘조선’을 되찾는 것이 아닌 ‘대한제국’을 되찾는 것이었을까?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독립 운동가들이 많았다. 그래서 군주를 다시 모신다는 의미의 ‘복벽(復辟)’을 추구하는 세력들이 있었다.

 

그러나 점차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은 군주국이 아닌 ‘공화국’을 세우는 쪽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1917년 상하이에서 발표된 ‘대동단결선언’이다.

 

대동단결선언은 박은식, 신채호 등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독립운동을 통합 지도할 임시정부를 수립할 것을 호소한 선언문이다. 이들은 대한제국 마지막 왕인 순종이 주권을 포기했을 때, 그 주권이 외국이 아닌 우리나라 백성에게로 간다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경술국치가 일어난 1910년 8월 29일은 우리 국민들이 주권을 이어받은 최초의 날이 되는 것이다.

 

상해 임시정부가 수립되기 전날 밤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 29명은 상하이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 가운데에는 새로운 국호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자리에서 독립운동가 신석우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제안했다. 이 외에도 ‘고려 공화국’, ‘조선 공화국’과 같은 국호도 거론되었다.

 

당시 여운형은 ‘대한’이라는 국호가 일본에게 빼앗긴 ‘대한제국’에 포함되어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반대했지만, 대부분은 ‘대한민국’이는 국호를 지지했다. ‘대한’은 일본에게 빼앗긴 이름이기 때문에 이를 다시 찾게 되면 오히려 독립의 의의가 살아날 것이고, ‘민국’에는 중국에서처럼 ‘혁명 이후 혁신’이라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여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지도할 임시정부의 국호는 ‘대한민국’으로 결정됐다.

 

단지 ‘대한제국’에서 글자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그 의미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단순히 빼앗겼던 예전의 나라를 되찾는 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왕이 다스리는 군주국에서 모든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공화국’으로서의 독립 국가를 지향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제가 아니었으면 우리 국민 스스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나라를 세웠을 것인데, 이를 일제가 방해했으니 이를 타도한다는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이 민주 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담긴 고귀한 정신에 걸맞게 살고 있는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되돌아보아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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