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양탄자를 타고...기분 좋아지는 영화 '알라딘'

정효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8/28 [00:04]

사랑은 양탄자를 타고...기분 좋아지는 영화 '알라딘'

정효정 기자 | 입력 : 2019/08/28 [00:04]

굴곡 없는 인생은 감동이 없다. 디즈니 실사판 영화 '알라딘'은 스크린 독과점도, 요란한 홍보도 없이 오직 입소문만으로 천만 관객 돌파의 신화를 이루어냈다.

 

영화 자체가 마치 돈도 백도 없는 사람이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을 이루어 낸 굴곡진 인생 같아 보기 전부터도 정이 갔다. 흙 수저의 입장에서 영화가 성공한 것이 마치 내 일인 양 함께 뿌듯해지는 느낌이랄까.

 

천만 관객을 이룬 영화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스크린 독과점을 하고 초반 인기몰이를 통해 백만 단위로 계속해서 관객 수를 몰아가는 것이다.

 

, 초반 공세가 중요하고 집중 관심을 받기 위한 홍보가 그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알라딘'은 스크린을 독식하거나 집중 홍보로 초반몰이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개봉 전부터 지니 역의 윌 스미스가 미스캐스팅이라는 평과 이름 없는 주연 배우들로 인해 대중의 기대는커녕 불신이 컸던 영화였다.

 

또한 한국에서는 천만돌파의 기염을 토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 '엔드게임'과 칸의 영화 '기생충'까지 상영일이 겹쳐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화려한 이슈들로 소문난 영화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가진 것 없이 조용히 개봉해 영화 자체만으로 인정받아 차곡차곡 흥행 역주행의 쾌거를 이루어 냈으니 그 여정이 대단하다.

 

복잡하고 다양한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경계가 모호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디즈니 영화는 선과 악이 분명하고 문제 해결도 속 시원해서 단순하지만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어른 아이를 불문하고 대중들이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일반적인 디즈니 영화처럼 '알라딘'도 선과 악이 분명하고 순수하고 깨끗한 동화 같은 이야기로 깨끗한 감정의 소비를 하게 해준다.

 

영화를 보고 나면 깨끗한 미소와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진 감동이 남아진다.

 

'알라딘'의 흥행 신화는 영화 속 주인공 '알라딘'의 삶과도 닮았다. 볼품없는 좀도둑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공주와의 사랑도 이루고 대단한 성공을 이루는 내용이니 '알라딘' 흥행신화의 여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알라딘'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있어 몇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나는 좀도둑질을 하는 사내를 짧은 시간 안에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착하고 진솔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하는 것이고 하나는 역시나 짧은 시간 내에 좀도둑과 공주와의 사랑이 비약이나 억지 없이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동화라 해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대중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사판 '알라딘'은 이러한 부분을 괴리감 없이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어떤 사건이나 이야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노래 하나로 쉽게 풀어낸다.

 

'알라딘'이 초반부에 자신을 겉으로는 알 수 없는 가치를 가진 자, 진흙 속의 보석 같은 자라며 스스로를 소개하고 자신은 내면의 가치를 믿는다는 내용의 노래를 진실 되고 호소력 있게 부름으로써 관객을 감동시키고 설득시킨다.

 

무명이었으나 지금은 유명해진 알라딘 역의 미나 마수드의 외모가 순수한 청년 이미지에 맞아 떨어졌고 미성의 목소리가 호소력 있게 진심을 담아냈다.

 

한 알라딘이 힘들게 도둑질한 목걸이로 어렵게 구한 사과를 어린 아이에게 양보하는 간단한 상황을 노래와 함께 연출함으로 짧은 시간 내에 알라딘의 착하고 진실된 성품을 표현하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뮤지컬이기에 가능한 디테일하고 알찬 연출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두 번째, 알라딘과 공주의 사랑. 알라딘과 공주는 둘 다 현실에 갇혀 있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던 공주는 성에 갇힌 채 지도로만 세상을 볼 수밖에 없었고 가난한 고아인 알라딘은 막막한 현실에 갇힌 채 희망을 볼 수가 없었다.

 

둘은 서로에게 없는 부분을 함께 나눔으로써 갇혀 있던 세상을 벗어나게 된다. 가진 것이 없는 알라딘은 재빠르게 어디든 갈 수 있는 재주로 공주에게 신비로움을 주고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함께 타며 공주가 자유를 만끽하게 해준다.

 

공주는 진실한 사랑을 통해 희망 없는 알라딘을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좀도둑이지만 영화 속에서 알라딘은 공주에게 기우는 상대가 아니다. 하늘을 나는 양탄자와 신비로운 지니가 있기 때문이다.

 

양탄자와 지니의 존재는 알라딘을 공주에게 뒤지지 않는 신비로운 청년으로 만들어준다. 서로의 처지가 같아 느껴지는 공감대, 또한 상대가 가진 신비로움은 사랑을 이루는 데에 있어 어떤 장애도 없게 문제를 해결한다.

 

동화속의 갈등은 단순하고 톱니바퀴 맞아 떨어지듯 해결에 모순이 없으니 완벽한 해피엔딩에 속이 후련하고 기분이 좋다.

 

한 가지 더. 윌 스미스의 지니는 흠잡을 데가 없다. 보기 전까지는 윌 스미스의 지니를 상상할 수 없었으나 보고 나서는 윌 스미스 이외의 다른 지니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사랑스럽다.

 

다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알라딘이 지니를 자유롭게 해주는 마지막 주문을 말할 때는 감동의 눈물이 흐른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진솔하고 전달력이 있다.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하고 행복한 영화지만 영화를 본 후 후유증도 있다. 현실에 마법의 양탄자와 요술 램프가 없다는 것이 슬프게 느껴진다.

 

정말이나 있었으면 좋겠고 나도 그들의 친구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해진다. 가능한 좀 더 오랜 시간 동화 속에 있으며 기분 좋은 감정을 소비하고 싶어진다.

 

하루가 멀다하고 머리 아픈 소식들로 가득 찬 요즘 '알라딘'을 보며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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