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강사법' 부작용, 대처법은?

정효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9/03 [11:15]

계륵 '강사법' 부작용, 대처법은?

정효정 기자 | 입력 : 2019/09/03 [11:15]

계륵. 닭의 갈비뼈. 먹지는 못하고 버리기는 아까운 부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살다보면 진퇴양란의 상황에 부딪히는 일이 부지기수다지난 81일 오랜 진통 끝에 실행된 강사 법을 보면 계륵이 생각난다. 실행하자니 부작용이 많고 그만 두자니 인재들의 목숨 값이 아깝다.

 

강사 법은 2010525일 조선대학교 영문과에서 비정규교수로 근무해온 서정민 씨가 교수 임용과정에서 탈락하자 비정규교수의 힘겨운 삶을 마감하면서 열악한 비정규교수의 처우 등을 고발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1988년 이후 2010년까지 서정민 씨를 포함한 9명의 강사가 불합리한 제도와 생활고에 힘겹게 맞서다가 숨지므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언론과 대중은 무심한 사회와 정부를 탓하며 처우개선에 공감하고 시급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러한 안타까운 대중의 마음에 반응하며 만든 법이 강사법이다. 대중의 바람은 무시되지 않았고 법이 만들어지고 실행됐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따뜻한 세상에 감사하며 가슴 벅차했다. 그러나 모두의 바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는 길이 쉽지 않다.

 

대학과 강사 양측에서 시행에 대한 부작용 논란이 제기되며 4차례나 법 제정이 유예됐다. 2018년 제도개선 위원회가 합의안을 도출해 1218일 개정안이 확정돼 올해 81일이 되고서야 드디어 시행됐다.

 

주요 내용은 4대 보험 적용, 강의가 없는 방학 동안 임금지급, 1년 이상 계약보장, 3년까지 재임용 절차 보장, 한 대학에서의 책임 시수를 6시간 이하로 정하는 등 안정적인 교육권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법의 내용만으로 봐서는 과거와 비교도 안 되는 이상적인 처우 개선이다.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으나 현실은 전혀 다른 반응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 수치적으로 20181학기 58546명이었던 강사수가 20191학기에는 46925명으로 현격히 감소했다.

 

겸임, 초빙 교수 등 다른 교원 직위로 일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7834명이 강의 기회를 완전히 잃게 됐다.

 

등록금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인구수가 급감해 학생 수가 줄어드는 대학들의 살아남기 전략으로 편법 대응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의 수를 줄이고 겸임교수나 초빙교수에게 강의를 과도하게 맡기는 등의 방식이다.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또다시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자는 여론몰이에 열광하고 있다. 강사법을 폐지하자는 사설이나 기사들이 실리고 강의할 자리를 잃은 강사들이 편의점에서 일하게 됐다는 감정 이입 기사들이 판을 치고 있다.

 

대학생들은 강의 선택의 폭이 줄어들어 배움의 터전이 돼야 할 교정에서 제대로 된 학업을 이어갈 수 없는 실정이라며 부작용을 폭로하고 탁상 행정의 부작용이다, 대중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 탓이라는 등의 비난이 연일 기사에 오른다.

 

강사들이 죽어나갈 때 상황을 모두 잊었다는 듯 또다시 한 가지 단면을 보고 냄비 끓듯 들끓는다. 원래의 목적과 취지는 잊은 채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고 있는 모습은 탁상 논쟁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문제든 한 가지만 보고 진행하면 문제가 생긴다.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고려해야 한다. 한 측면만 보고 만든 강사법은 강사들의 입장을 반영해 만들었지만 상생하는 대학들의 여건과 상황이 고려되지 않음으로 오히려 강사들에게 독이 되는 법이 됐다.

 

실 적으로 여겨지는 상대는 적이 아니라 상생관계일 경우가 많다. 강사와 대학의 경우가 그러하다. 대학에서의 처우가 불합리했으나 강사들에게는 생존의 터전이었고 허다한 강사들이 대수롭지 않아 보였겠으나 배움의 터전으로 대학의 질을 좌우했던 근원은 강사들이었다.

 

이번 강사법 사태를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서로 상생해야 된다는 뻔한 진리다. 또한 여론은 사건을 극단적으로 풀어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구 하나 제대로 된 대안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강사법 폐지나 정치적 목적의 정부 비판만을 내 놓아서는 안 된다. 모든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 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강사의 처우는 반드시 개선되야 하고 사회적 약자로서 법적인 보호는 반드시 필요하다. 작고의 사태는 법이 잘못 되거나 취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실행되어가는 과정 중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과거를 벗고 새로운 것을 적용하는데 문제없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법이라도 그러하다. 과거에 득을 보던 사람이 새로운 법에서는 손해를 보게 되기도 하고 또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취지의 법이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 견디고 적응해가면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한다.

 

다만 실행하는 데에 있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최소화 되도록 서로 끊임없이 의논하고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수렴해야한다.

 

대안 없는 비판이 아니라 아예 원점으로 돌리는 극단적 방법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서로 보듬고 수용하고 수정하며 가야 한다.

 

강사법 자체보다는 더 근본적인 대학의 존립이나 체계에 대한 것을 수정하는 데에 오히려 답이 있을 수 도 있다.

 

예를 들면 기존의 대학 교수 평가제에 삼진 아웃제도를 적용하여 능력 있는 젊은 교수들이 임용되는 기회를 늘리고 정체된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또, 대학 재정을 투명하게 살펴보고 정말 재정의 어려움 때문에 강사 고용을 못하는가 하는 것들을 살펴보는 일들이다.

 

강사법을 둘러싼 문제 해결이 다각적인 면에서 진취적으로 대안을 가지고 해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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