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앵프랑맹스

정의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13 [12:39]

스마트폰의 앵프랑맹스

정의정 기자 | 입력 : 2020/01/13 [12:39]

20153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포노 사피엔스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새로운 인류 문명의 시대가 왔음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만큼 스마트폰은 어느새 현대인에게 필수재가 되어버렸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놓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용어도 등장하고 있다. ‘호모 스마티쿠스스마트 시대의 기기와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사용하며 자신의 일과 삶의 영역을 변화시켜 나가는 신인류를 지칭한다. 비슷한 말로 호모 스마트포니쿠스라는 말도 있다.

 

그런가 하면 태어나면서부터 일생을 이동식 전자기기, 특히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호모 모빌리쿠스란 말도 등장했다.

 

또한 디지털 유인원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 세계에서 정보의 공유와 인공지능의 딥러닝으로 인한 새로운 정보체계에 처음으로 노출되는 인류를 빗댄 말이다.

 

이러한 용어가 보여주듯 사람들은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생활하지 못할 만큼 스마트폰 세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57%는 아침에 일어난 후 5분 이내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하루에 최소 25번 이상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스마트폰과 SNS를 사용하면서 좌뇌, 우뇌에 이어 마치 외뇌를 얻은 느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만큼 스마트폰이 우리의 뇌처럼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외뇌가 작용하는 방향이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90%를 넘어섰고, 일부 자율 조절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 폐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 수가 3명 중 1명꼴이라고 한다.

 

그래서 노모포비아라는 말도 등장했다. 이는 ’No-mobile Phobia‘를 지칭하는 것으로 우리말로 하면 휴대폰 공항장애쯤 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이 우리 정신을 이토록 사로잡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를 파고드는 스마트폰 기술이 한 원인이라면 원인일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세계는 좋아요개수, ’댓글과 조회수순위, ’회원 등급등과 같이 사람 사이의 관계에 민감한 정보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뇌를 자극하는 기술로 가득하다. 이러한 화면을 접하면서 인간은 왠지 모를 불안감과 인정욕구를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노모포비아를 유발하는 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노모포비아를 보편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구의 35% 이상이 어떤 질병을 앓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병이 아니다라는 논리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이 어쩐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스티브 잡스는 "누구나 아이패드 하나씩은 가져야 하는 시대가 온다"라고 주장했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아이패드 사용을 금지했었다. 마약을 파는 마약상들의 생활 신조도 "자신이 파는 중독 물질에 절대 손대지 마라.

 

이미 거리에는 좀비마냥 스마트폰에 빠져 걷는 스몸비족들이 허다하다. 스몸비란 스마트폰좀비의 합성어로,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을 넋 빠진 시체 걸음걸이에 빗댄 말이다. , 사무실, 강의실, 버스, 전철은 기본이다. 심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면서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쥔 채 머리를 숙이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인류 최대의 중독 유발 물질이 되어버렸다. 특히 스마트폰이 관계욕구라는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면서 우리를 중독시키는 측면을 생각해볼 때, 우리는 자칫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더 깊은 진창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너무나 미세한 차이, 그러나 본질을 바꾸는 결정적 차이를 앵프랑맹스(Inframince)’라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편리함과 기술의 활용, 그 이면에 감추어진 부작용 가운데 무엇이 우리 삶의 앵프랑맹스가 될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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