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편, 4.15 총선서 정치 참여 폭 넓히다

정의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4/14 [21:24]

선거제도 개편, 4.15 총선서 정치 참여 폭 넓히다

정의정 기자 | 입력 : 2020/04/14 [21:24]

인류는 오랜 세월 투표권을 획득하기 위해 저항해왔다. 지금처럼 남자와 여자, 백인과 흑인 등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누구나 보통 선거권을 가지게 된 것은 오랜 기간 동안의 노동운동, 여성운동, 인종차별철폐운동을 거친 결과다.

 

그렇게 인류는 빈부 격차와 성별에 상관없이 선거권을 확장해 왔다. 그러한 연장선에서 대한민국도 제헌의회 선거부터 성인 누구에게나 투표권을 부여했다. 다만 만 20세 이상에게만이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청소년이 상대적으로 차별받았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18세가 넘으면 국방, 납세, 근로의 의무가 주어진다. 공무원시험도 이 때부터 응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투표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OECD 국가 중 만 18세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1941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건국 강령에도 보통 선거권을 만 18세 이상에게 부여했고, 3.1운동 당시 유관순 열사의 나이는 만 16세였다. 19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정치가 관람불가일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이번 4.15 총선에서 드디어 만 18세 이상 청소년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됐다. 그 결과 약 50여만 명이 새로운 유권자가 새로 등장했다. 이렇게 새롭게 진입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정치인들을 긴장시키며 보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와 더불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부르는 제도가 새로 도입됐다. 이 제도는 기본적으로 한 선거구에서 1등만이 독식하는 소선거구 단순 다수제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단순 다수제는 한 정당이 모든 지역구에서 40%의 지지율로 당선되면, 30%의 지지율을 얻은 다른 정당은 단지 1등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의석을 얻지 못하는 제도다. 게다가 2등 이하 정당을 지지한 시민들의 표는 아무 쓸모가 없어지는 사표(死票)’가 되고 만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는 것이 비례대표제다. 비례대표제는 40%를 얻은 정당은 40%를 가져가고, 30%를 얻은 정당은 30%를 가져가는 제도다. 그래서 민심이 정확하게 의회 구성에 반영된다. 그래서 다양한 정치세력이 의회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미국처럼 두 당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겨루기에 들어가면서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유권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다.

 

한국도 미국의 제도에 가까웠다. 그래서 20대 국회에선 정치적 다양성을 위해 제도를 조금 고쳤다. 일단 지역구는 1명씩 뽑는 소선거구 단순 다수제를 유지했다. 다만 47석의 비례대표 자리를 두고 배분 방식을 조금 바꾸었다.

 

지지율만큼의 의석수를 각 당마다 계산한 후,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지지율만큼의 의석수보다 더 적은 정당에게 우선적으로 의석을 할애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세금으로 누군가를 도와줘야 할 때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부터 도와주는 것과 비슷하다.

 

이처럼 별도의 비례대표 의석을 동원해 지지율만큼의 의석수를 채워주는 제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부른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별도의 비례대표 의석이 47석에 불과하고, 47석 가운데 30석만 지지율만큼의 의석수 대비 지역구 의석수가 부족한 정당에게 보태주기로 했기 때문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부른다.

 

일각에선 제도가 복잡해졌다고 하는데, 투표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기존과 똑같이 지역구는 출마한 인물 중에서 한 명만 고르면 되고, 지지정당을 뽑는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도 한 정당만 뽑으면 된다.

 

오늘날 우리가 투표할 수 있도록 수많은 사람들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꼭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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