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견우와 직녀의 눈물'

정의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7/07 [20:30]

코로나 시대 '견우와 직녀의 눈물'

정의정 기자 | 입력 : 2020/07/07 [20:30]

멀고 먼 견우성, 밝은 직녀성맑은 은하수 사이에 두고서 애틋하게 바라만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네

 

중국 한나라 말의 <고시 19>에 나오는 구절이다. 해마다 칠월 칠석이면 까치와 까마귀가 오작교를 놓아 견우와 직녀를 만나게 해 준다는 견우직녀 이야기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전역에 두루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흔적은 평안남도 덕흥리 고구려 벽화(408)에 그려져 있는 견우직녀도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문헌상 견우직녀 이야기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4대 민간전설로 여기고 있다.

 

사실 나라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이야기는 여름 별자리와 관련이 깊다. 해마다 칠월 칠석 밤하늘에는 밝은 직녀성(거문고자리)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성(독수리자리)과 함께 나타난다. 이런 별자리를 보면서 옛 사람들은 견우와 직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연상했던 것이다.

 

심지어 중국 사람들은 견우와 직녀를 별의 신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래서 칠석날 밤이면 여인들은 직녀성에게 바느질과 길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빌었고, 남자들은 붓·벼루·종이·먹을 차려놓고 견우에게 총명함을 빌었다.

 

그러나 견우(牽牛)라는 이름이 소를 모는 남자이고 직녀(織女)라는 이름이 베를 짜는 여자라는 뜻을 지닌 것을 보면 이 이야기는 농경 문화권에서 발생했음을 알 수 있는데, 중국에서 중심이 되는 무대는 바로 장안(시안)’이다.

 

그것은 한나라 무제가 장안 서남쪽에 곤명지(昆明池)라는 인공호수를 만들고 호수의 동서 양쪽에 각각 견우와 직녀의 석상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후 당나라의 덕종은 곤명지 곁에 견우와 직녀의 사당을 세워, 각각 석부묘(石父廟)와 석파신묘(石婆神廟)라고 했다.

 

현재 중국의 장안(시안)은 견우와 직녀 전설의 발원지임을 알리기 위해 해마다 77일에 직녀 석상이 있는 사당인 석파신묘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칠석날에 떠오르는 것은 애틋한 연인들의 사랑이다. 현종과 양귀비의 슬픈 사랑을 읊은 <장한가>을 보더라도 칠월 칠일 장생전에서 인적 없는 깊은 밤 은밀히 속삭였지. 하늘에서는 비익조(比翼鳥)가 되길 원하고, 땅에서는 연리지(連理枝)가 되길 원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날개가 하나씩밖에 없어서 암수가 하나가 되어야만 날 수 있는 비익조,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하나의 나무가 된 연리지가 되자고 맹세한 두 사람이 사랑을 맹세한 날이 바로 칠월 칠석인 것이다. 그러나 견우와 직녀마냥 현종과 양귀비는 안녹사의 난으로 생과 사의 이별을 해야만 했다.

 

비록 양력이긴 하지만 오늘 77일 하늘엔 잠깐이나마 비가 흩날렸다. 지구촌 곳곳에서 코로나로 인해 생과 사의 이별을 하는 이들의 눈물인 듯도 싶어 마음이 더 애틋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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