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칼럼] '비단풀'...염증을 완화하는 흔한 잡초라네

이영환 기자 | 기사입력 2020/07/27 [09:12]

[산야초칼럼] '비단풀'...염증을 완화하는 흔한 잡초라네

이영환 기자 | 입력 : 2020/07/27 [09:12]

산야초 전문기자 이영환 기자가 2년간의 침묵을 깨고 다시 펜을 들었다. 여전히 감칠맛 나고 술술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글에 담은 해박한 산야초 이야기, 독자들이 크게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편집자주>

 

2년간 글을 잊고 살았다. 세상살이가 마치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처럼 두렵고 떨린 고난의 나날이었지만 원망은 없어요. 대신에 호랑이의 등에 올라타는 기술을 익혔잖아. 이젠 호랑이도 나보고 형님!형님!하며 세상을 살자고 새벽부터 보채는 것이 참으로 귀여워요.

 

그러나 내가 놓을 수 없는 멍에가 있어. 난 천상 기자라. 2년간 맘이 편치 않았어요. 등에 화살을 맞은 것처럼 가슴까지 아리고 캥기는 것이. 암튼 그랬었고. 그래서 오늘이 그날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어요.

 

비단풀(땅빈대)     © 이영환 기자

 

이게 비단풀인데. 온대와 열대에 걸쳐 전 세계에서 자라는 잡풀이예요. 근데 실상은 약초라. 요즘 유투브를 보면 산야초 가지고 별 얘기들이 많아요. 내가 그들을 디스(dis)하면 나도 디스 당할까 봐 두려워 꺼려지지만 아쉬운 점이 있어요. 비전문가들이 약초를 마치 만병통치약이나 성기능개선제로 너도나도 앞을 다투며 부각을 시키는데요.

 

이걸 한의사나 식물학 전공자들이 보면 어떻겠어요. 부족함이 부족함으로 나타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예요. 부족한데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부끄러운 거라 생각해요.

 

약초의 기본 설명은 적어도 동양에서는 기미잖아요. 이 약이 뜨거운 놈인지 아닌지 차가운지 서늘한지가 우리 몸에는 처음으로 느끼고 대면한다는 얘기. 그 다음이 성분이고 맛이지. 우리 몸이 얼마나 예민한지 얼마나 반응이 전광석화처럼 빠른지 먼저 온도에 반응한다는 겁니다.

 

동양의학은 철저한 기의 학문이요, 느낌과 반응을 고려한 체험적 학문이라 그거요. 하지만 빈틈도 많고 발전이 멈춘 것도 있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있어요. 그래도 기미론에 입각해서 설명해야 옳다고 봐요. 이쯤하고.

 

비단풀(땅빈대)     ©이영환 기자

 

땅으로 설설 기어서 자란다고 하여 '땅빈대'라고도 하는데 비단풀이 약간 서늘한 약이라 많이 먹으면 배가 아파요. 서늘한 것을 감당할 만큼만 먹어야지 넘치면 탈이 나게 되어 있어요. 맛은 약간 쓰고 쌉쌀해요. 근데 이놈은 온도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맛으로 승부하는 기라. 자르면 하얀 진액이 나오는데 사포닌이라나 뭐라나. 주요 효능이 소염진통이고 염증을 없애주고 열을 가라앉혀요. 이게 핵이라. 소염진통! 교통사고 후유증이나 각종 타박증에 좋아요.

 

비단풀 자른 모습     ©이영환 기자

 

그런데 그게 지천에 널렸잖아. 길바닥을 봐요. 아무데나 있어요. 철모르고 뛰노는 아이처럼 불쑥불쑥 눈에 들어와요. 모르면 몰라서 못쓰고 알아도 개똥만하게 가치없이 대하면 병을 업보로 여기고 등에 지고 사는 수가 있어요.

 

항생제만이 인류를 살리는 묘약은 아닌 것을 자각하길 바라며 그저 오늘 이놈을 하염없이 쓰다듬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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