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바(所用)

여천일 기자 | 기사입력 2020/09/11 [20:12]

쓰는 바(所用)

여천일 기자 | 입력 : 2020/09/11 [20:12]

필자가 재학시절 교과서에 '쓰는 바'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겨울철 물 작업에도 손이 트지 않는 비법을 누구는 자기 생업인 빨래 하는 일에만 쓰고,

이 방법을 익힌 다른 누구는 이를 임금에게 아뢰고 자신이 수군을 이끄는 장수가 되어 영해를 지키는 일에 썼다는 내용이다.

 

'쓰는 바'가 이처럼 중요하다.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통신비 2만원'.

야당 대표가 말했듯 '개개인한테는 정말 용돈 수준도 안되는 돈인데, 국가 전체로 보면 1조원”이다.

여당의 한 지자체 단체장 역시 "통신비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돈(Currency)은 글자 그대로 '흐름'이다. 내(川)의 물이 두루두루 흘러 여러 곳을 적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뜨거워진 난로에 한 방울 떨어 뜨리듯 소수의 통신사로 표도 나지 않게 증발해 버릴 이 '비용(Cost)'은 그대로 매몰비용이 될 소지가 크지 '투자(Investment)'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굳이 한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해야 한다고 따져도 과연 '통신비'였어야 하는 지도 사실 의문이다.

제한 된 자원으로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야말로 일 맡은 자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통신비'여야 했던 결론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리고 '통신비'를 지원했을 때 결과는 어떠할까?

 

물론 '결과(Result)'야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결과를 만들어 낼 과정에서의 논의와 실행(Process, Practice)들은 '프로페셔날(Professional)' 해야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엄정하겠지만 과정 중의 아마츄어리즘은 더 엄정하게 심판 받아야 되는 것이다.

 

예상치 못 했던 어려움에 온 국민이 힘들어 하고 있다. 지금 쓰여 지는 국가 재정은 혈세 중에서도 혈세다. 이를 쓰는 공복(公僕)들은 앞뒤좌우 여러모를 살펴야 하고 더욱이 주인장의 심기 역시 어느 때 보다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빨래하고 마는지, 나라를 구하는지 엄중히 지켜 볼 것이다.

 

 

 
통신비지원 관련기사목록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