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Banksy)의 이유 있는 예술

김민주 기자 | 기사입력 2020/09/16 [16:06]

뱅크시(Banksy)의 이유 있는 예술

김민주 기자 | 입력 : 2020/09/16 [16:06]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협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800만명이 넘었고, 사망자 수는 이달 내 100만명이 넘을 전망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생명의 위협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누굴까? 바로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난민들이다.

 

세계 각국은 감염이 확대되면서 국경봉쇄, 도시봉쇄 조치를 실시했으며, 항공과 배 운항이 멈추면서 유엔은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중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

 

최소한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이들은 민족주의, 전염병의 공포감, 경제난 등의 문제로 인해 각 나라에서 배척을 당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혐오의 대상이 된다. 지속적으로 전 세계 보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WHO의 외침에 난민은 그저 방해꾼인 것일까.

 

난민이 생명이 위협받는 이 시점에, 영국 예술가 뱅크시(Banksy)의 난민 구조 선박은 큰 이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미술계에서 돈 좀 번 사람들이 요트를 사듯이 나도 배를 한 척 샀다. 지중해로 항해하기 위해”라고 언급했지만, 그의 행보는 ‘돈 좀 번 사람’과는 달랐다.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을 구조하기 위한 배에 자금을 보탠 것이다. 그는 “오래된 프랑스 군함이다. 우리는 이 군함을 인명구조선으로 개조했다”면서 “이 배의 이름은 루이즈 미셸호”라고 소개한다. 

 

루이즈 미셸호는 프랑스 페미니스트 무정부주의자의 이름을 딴 구조 선박으로, 지난 18일 스페인 발렌시아 인근의 한 항구에서 비밀리에 출항했다.

 

이 배 안에는 수색과 구조 작업에 능숙한 난민 구조 활동가들이 탑승했고, 27일 리비아 인근에서 여성 14명과 아이 4명 등 89명의 난민을 구조했다.

 

루이즈 미셸호가 비밀리에 출항한 이유는 난민을 위협하는 특정 조직이나 단체를 피하기 위해서다. 루이즈 미셸호에 그려진 흰색과 분홍색 그리고 뱅크시를 상징하는 소녀 그림이 눈에 띈다. 

 

루이즈 미셜호에 뱅크시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사진: CNN 캡쳐   © 뉴스다임

 

뱅크시의 구조 작전 참여는 지난해 9월 그가 난민구조 단체인 ‘시 워치’ 선장으로 일해 온 피아 클렘프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뱅크시는 선장에게 “난민 위기를 다룬 작품으로 번 돈을 내가 가질 순 없다, 구호활동에 써달라”고 말했다. 당시 클렘프는 처음 편지를 받고 이 제안이 농담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클렘프는 뱅크시가 구조 작전에 관여하는 것은 자금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그의 난민 구출 작전은 난민들을 데려다 학대하고 민병대로 팔아넘기는 세력이 존재하는 리비아에서 이뤄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리비아 해안 경비대는 바다를 건너는 난민들을 학대하는 것도 모자라 돈을 받고 팔아넘기고 있으며, 이렇게 붙잡힌 난민들은 인간 이하의 모진 고문과 학대, 강간을 당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뱅크시의 플렉스는 난민의 생명을 구하고 그들의 상황을 알리고 있다.

 

루이즈 미셸호는 트위터를 통해 “10명의 선원과 난민 219명이 배에 있다. 탑승 인원이 너무 많고 구조선 옆 고무 보트 때문에 더는 움직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배의 최대 탑승 인원은 120명이다. 이들은 “유럽 각국 구조 당국에 연락을 취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리비아 해안에서 난민 선박의 엔진이 폭발해 어린이 5명을 포함한 난민 45명이 사망했다. 올해 지중해를 건너려다 바다에서 사망한 난민은 최소 500여 명에 이른다. 루이즈 미셸호가 구한 난민은 소수일로 보인다. 

 

하지만 뱅크시는 천만이 넘는 팔로우 수를 자랑하는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의 게시물 중, 루이즈 미셸호 게시물의 댓글에서 가장 많이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Legendary(전설적인)’으로,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행동에 감사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전쟁을 멈추라고 호소하며, 정치권력을 반발하며, 자본주의의 부패를 알리는 등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주제를 다룬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들이 나아가야하는 방향에 대해 넌지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그리고 이것은 인종, 나이, 성별, 지위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동일하다. 이 단순한 진리가 지구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전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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