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코로나19 이길 힘과 위로 전하는 연극 'A Dream' 제작진을 만나다

여천일 기자 | 기사입력 2020/09/21 [22:33]

[인터뷰]코로나19 이길 힘과 위로 전하는 연극 'A Dream' 제작진을 만나다

여천일 기자 | 입력 : 2020/09/21 [22:33]

기자의 어린 시절, 주일학교에서 환등기로 봤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

그 슬라이드 한 장 한 장이 살아 움직이는 무대로 옮겨져 그 때 받았던 감동을 배가해 전해준다.

큰 어려움에 직면한 모두에게 작으나마 위로와 힘을 건네고자 하는 제작진들을 비대면으로 만나봤다.

<편집자 주>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공연을 올렸다. 연극을 통해 다급히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고 어떤 사람들(Target audience)이 봐야 하는가?(오유리 작가)

 

-존 번연이 '천로역정'을 쓴 17세기 후반 런던은 마치 지금 이 시대처럼 전염병과 재해로 인해 피폐해진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시기, 존 번연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억울하게 감옥에 수감됩니다. ‘그는 어떻게 그러한 상황 속에서 '천로역정'을 쓰게 된 것일까? 그가 주인공 크리스천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것 역시 저희들이 풀어야 할 과제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전에도 있었고, 후에도 다시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이 절망을 이겨낸 존 번연의 신앙을 통해 인생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길 가운데 어려움을 이기는 각자의 방법을 찾았으면 합니다.

또한 신앙인이 아닐지라도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과 존 번연이라는 두 인물의 여정 속에서 슬픔과 절망 중에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극중 '크리스천'과 '존 번연'의 대화 장면   ©뉴스다임


다양한 메타포와 압축적 대사로 구성 되었는데 연극을 보러 오고자 하는 이들이 사전에 준비하고 오면 좋을 것이 있는지? 그리고 관람 중 특히 눈여겨 봐 줬으면 하는 관람 포인트를 미리 알려 준다면?(엄기백 연출)

 

-“철저하게 프로페셔날해야 감동이 배가 될 수 있고 또 연극적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는 연극적 책임감을 다해서 작업했습니다.

성극 역시 객석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작업이어야 했습니다. 그러기위해서 육신의 눈보다 영의 눈을 뜨게 하는 작업이어야 했습니다또한 연극은 인간의 희노애락을 리듬화 하는 작업입니다.

그 가운데 항상 저는 그 원칙(나만의 연출론)을 고집합니다. 특히 'A DREAM'은 원작인 '천로역정'과 작가 존 번연의 생애를 믹싱한 작업입니다. 픽션보다 넌픽션의 색깔이 짙은 작품으로 희곡 작업에서부터 극화까지가 난해했었습니다.

그러한 작업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의도한 것이 과장하지 않고 최대한 담담하게 객석에 전달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연극 'A DREAM'에서는 '천로역정'의 집필 의도나 과정이 작가 존 번연의 희노애락으로 녹아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챤의 순례의 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환난과 갈등 그리고 환희, 아픔으로 요약정리되어 구성되고 무대화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천로역정'은 소설도 우화도 아니기에 'A DREAM'에서는 픽션보다 넌픽션의 색깔을 더 강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최대한 원작과 존 번연의 생애에 손상이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구성해야 했고특히 믿지 않는 관객들의 극에 대한 몰입도나 집중도가 떨어질 수가 있기에 그것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 요소요소에 음악의 힘과 작은 무대이지만 역동적인 안무와 무대전환의 힘을 빌려 다양함을 추구했습니다.

 

공중파를 통해 낯익은 출연진을 포함, 제작진도 화려하다. 단도직입적인 질문이다. 연극에 대해 어떤 점을 홍보하고 싶은가? (김경응 배우)

 

-존과 크리스천을 제외한 10명의 배우들이 12역 이상의 역할들을 1시간 30분 동안 연기해 나갑니다. 한 배우가 여러 배역을 소화하는 재미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성극이기 때문에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긴 하지만 여러 배우들이 하나 되는 앙상블의 조화를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입니다.

연극의 큰 두 축을 이루는 존과 크리스천의 테마곡도 관전 포인트입니다존의 테마곡 '나는 결코'는 가사와 멜로디가 너무나 아름다운 곡이며 크리스천의 테마곡 또한 깊은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곡으로 개인적으로 큰 감동을 받은 곡이기도 합니다.

 

여러 배우들이 하나 되는 앙상블의 조화를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 ©뉴스다임

 

지난 주 벌써 많은 관객들이 다녀갔고 반응도 뜨겁다고 들었다. 어떠한가? (이지형 배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가운데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한 시간 이었습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크게 두세 가지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천인 경우는 대부분 감동을 받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분들 중에서 자신의 삶을 크리스천에 투영하고 보는 분들은 좀 더 큰 감동과 눈물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과 함께 다시한번 크리스찬처럼 좁은 문으로 나아가야겠다는 믿음의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천로역정 책을 다 읽어보고 이미 책을 통해 감동을 받았던 분 들은 훨씬 더 큰 감동과 울림을 받더라구요. 한 가지 예로 초등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온 관객은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며 또 보고 싶다고 해서 한번 더 보러 오겠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크리스천이 아닌 분들은 거의 두 가지 반응으로 나타납니다. 첫 번째 반응은 내용이 무겁고 어렵다 허영의 시장 장면은 재미있고 볼만했다 등등 대부분 내용이 어렵고 무겁다는 반응. 두 번째 반응은 잘은 모르지만 뭔가 내가 잘 살아야 할 것 같고 심판이 있나 살짝 고민도 하며 자기 삶도 돌아보고 천로역정 책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하구요.

제 개인적인 바람은 이  연극이 이 세대를 깨우고 일으키는 시작점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연극을 준비하면서 기도하는 가운데 코로나 19로 어려운 이 시대상황이 마치 천로역정을  쓰고 있던 그 시대처럼 닮아있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이 연극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이 세대가운데 말씀 하시고자 하는 뜻이 있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라는 것입니다 상황과 환경은 우리를 집어 삼킬 듯 어렵고 힘들고 지치고 낙망하게 하지만 우리의 아빠 아버지 되시는 그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드시고 보호하시며 끝까지 인도하신다는 것을 이 연극을 통해 가르쳐 주시려 하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음의 삶을 살아내며 최선을 다 할 때 크리스찬이 걸어간 그 좁은 문으로 그 영원한 생명의 길로 들어갈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시며 우리 각 사람의 이름을 부르시며 이렇게 말씀 하신다는 마음입니다.

"지형아! 힘을 내렴, 내가 너와 항상 함께하고 있단다.

내가 너를 도와주고 보호하며 이끌어 줄 것이다

나는 너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너를 지키고 인도하는  너를 사랑하는 너의 아빠 하나님 이란다!!!"

이 놀라운 아빠 하나님의 음성이 이 연극을 보시는 모든 관객분들의 마음에 들려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날마다 기도하며 이 연극을 준비합니다.

 

많은 비용이 들었을 텐데 전석 무료공연이다. 그 이유와 재정적 어려움은 없는가?( 최무열 프로듀서)

 

-기독교연극이나 기독교뮤지컬을 제작하는 많은 단체들이 크게 걱정하는 것은 역시 제작비입니다. 대부분 사명감으로 이 일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천로역정 같은 대작을 제작할 때는 더더욱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작품을 연출하시는 엄기백감독님이 비교적 자세한 제작비 내역과 더불어 기독교사역으로 헌신할 배우들과 스텝분들을 세팅시켜 주심으로 공연제작 초반부에 무료공연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공연이 진행 되는 만큼 무료공연의 장점을 살려 정말 많은 분들이 공연을 관람함으로 주님이 이 시기에 주시는 위로와 소망을 얻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러한 기독교 고전이 새롭게 해석되어 이 시대에 맞는 다양한 컨텐츠로 태어나길 기대 해 봅니다.

 

준비과정이나 공연 중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권석류 배우)

 

-연습과 공연 거의 3달 동안 배우들 간에 정이 들어서 즐겁게 공연하고 있습니다. 지금 분장실에서 귀여운 후배님들의 노래잔치는 우리를 참 기쁘게 합니다.

선생님 선후배간에 서로 격려하는 과정들이 무척 즐겁고 공연을 하는데 힘이 됩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면 아쉽게도 개인적인 체력고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들딸 같은 배우들과 춤을 추고 연습일정을 맞추느라 체력의 한계가 왔는데 체력 싸움이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된 경험을 했다고나 할까요. 배우가 육체를 잘 지키는 것은 공연예배자로서의 자세인 것 같습니다. 주님 앞에 내 상태를 돌아보고 도움을 청하며 또 배우들에게도 도움을 받아가며 공연의 막이 올라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일들을 병행하면서 예배의 자세를 지킨다는 것이 참 쉬운 일은 아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공연이 올라가니 벌써 정든 배우들과 이 공동체와 헤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아쉬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 것을 넘어 모든 과정과 시간이 성장과 깨달음을 주는 작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과정과 시간이 성장과 깨달음을 주는 작업이었다고 고백하는 출연진 ©뉴스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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