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샛별처럼 등장해 시원시원한 장타를 날리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윤이나(19) 선수가 대회 도중 자신의 공이 아닌 남의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윤이나 선수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한골프협회는 즉시 윤이나 선수의 해당대회 실격 및 기록수정을 결정했고,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한국여자오픈 출장 정지를 비롯한 징계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보통 골프만큼 상대를 속이고 싶은 유혹이 많은 스포츠도 없다. 그것은 골프장이 너무 넓어 선수들이 심판 없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골프를 즐기는 일반인들은 가끔 동반자를 속이는 행동들을 하곤 한다. 예를 들어, 디봇 자국에 빠진 공을 좋은 위치로 살짝 옮겨놓는다든지, OB 지역 근처에서 공을 찾는 척하며 슬쩍 다른 공을 내려놓은 ‘알까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 선수의 경우에는 중계 카메라가 따라다니고 갤러리가 지켜보기 때문에 규칙 위반이나 동반 선수를 속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남을 배려하고 스스로 규칙을 지키는 자세는 골프 선수에게 있어 그 어느 덕목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스포츠에서는 수없이 많은 반칙이 자행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반칙을 작전으로도 사용하기도 한다. 한 예로, 농구에서는 수비 반칙을 통해 공격을 저지하면서 상대방에게 자유투 기회를 주는 전략을 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골프에서 그런 반칙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은 얄미운 골퍼가 되는 동시에 정직하지 않은 골퍼로 인식되어, 다시는 함께 골프를 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전락해버린다. 이 때문에 골프를 ‘신사의 스포츠’라고 부르는 것이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날리며 상승세를 타던 윤이나 선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선수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뒤늦게라도 규칙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공정한 룰을 지키겠다는 정직함의 발로라 생각된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공정과 정직함이 기본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심판이 되어 진행하는 골프와 같이 스스로 정직하지 않으면 규칙이 유지되기 어렵고, 경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그런 사회를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뉴스다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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